0의 균형을 깨는 이지영!. 연합뉴스키움의 안방마님 이지영(36)이 3년여 만에 홈런을 날렸다.
이지영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팀의 5 대 4 승리에 기여했다.
이틀 연속으로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지영은 전날 KIA와 경기에서 0 대 0으로 팽팽하던 7회말 1사 1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 팀에 1 대 0 신승을 안겼다.
전날 결승타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는 대포를 쏘아 올렸다. 2 대 0으로 앞선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한승혁의 시속 2구째 시속 136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지영은 사실 홈런 타자는 아니다. 프로 14년 차 베테랑이지만 통산 홈런은 이날 경기 전까지 14개에 불과했다.
2019년 키움으로 이적한 뒤에도 홈런은 1개뿐이었다. 그해 3월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터뜨린 홈런이 유일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무려 3년 3개월여 만에 홈런의 짜릿함을 맛봤다. 경기 후 이지영은 "최근 타이밍이나 감이 좋아서 타석에서 자신 있게 돌렸는데 운 좋게 정확하게 맞아 오랜만에 홈런을 쳤다"면서 "펜스를 맞는 타구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넘어가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치고 기뻐하는 이지영. 연합뉴스동료 이용규와 홈런 내기에서도 승리했다. 이지영은 "지난해 이용규가 나보다 먼저 홈런을 쳤다"면서 "그래서 오늘은 내가 홈런을 치고 이용규에게 '올해는 내가 먼저 홈런을 쳤다'고 얘기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용규도 이지영 못지 않게 홈런과 거리가 멀다. 지난해 10월 14일 고척 NC전 이후 아직 홈런이 없다. 이용규는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이지영을 격하게 껴안으며 축하를 보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76경기 동안 71경기에 나서 포수 마스크를 쓴 이지영은 수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지영은 WAAwithADJ(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에서 전체 포수 중 3위(0.459)에 올라 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지영에 대해 "워낙 관리를 잘하는 선수"라며 "어린 선수들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이지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날 KIA와 경기에서 이지영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안우진도 "(이)지영 선배가 잘 이끌어주셔서 잘 던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