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연합뉴스"솔직히 실망도 했었죠."
손흥민(30, 토트넘 홋스퍼)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다. 새 시즌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침묵은 꽤 길었다. 개막 후 8경기(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 공격포인트는 개막전 어시스트 하나가 전부였다.
긴 침묵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18일(한국시간) 레스터 시티와 2022-2023시즌 8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선발이 아닌 벤치로 시작했다. 이번 시즌 첫 벤치 출발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3대2로 앞선 후반 14분 히샤를리송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동안의 아쉬움을 한 번에 씻어냈다. 후반 28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패스를 받아 레스터 시티 수비진을 흔들었고, 시원한 중거리포를 골문 구석에 꽂았다. 후반 39분에는 왼발 감아차기로 2호 골을 터뜨렸다. 후반 41분에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시작은 힘들고, 실망스러웠다. 내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에 더 실망스러웠다. 팀은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잘하지 못했다"면서 "3대2로 힘든 상황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A매치를 앞두고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사실 앞선 8경기에서도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상대 자책골이 나왔고,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마무리가 잘 안 됐다. 자책골로 인정된 장면도 있었고, 두 차례 오프사이드 골도 있었다. 또 크로스바를 때린 장면도 운이 없었다"면서 "골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걱정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내 뒤에는 최고의 서포터와 동료, 코칭스태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슈팅이 빛났다. 1, 2호 골 모두 페널티 박스 밖에서 나왔다. 흔히 말하는 '손흥민 존'에서 나온 골이다.
손흥민은 "박스 밖에서 슛을 쏘는 것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연습했고, 지금도 훈련이 끝난 후 시간이 나면 그 위치에서 상단 구석에 차려고 연습한다"면서 "드디어 골이 터졌다. 해트트릭 장면에서도 온사이드라 확신했다.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고, 새로운 에너지로 국가대표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