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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멀티 히트에도 자책' 韓 최고 포수가 짊어진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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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역전에 양의지 '허탈'. 연합뉴스호주 역전에 양의지 '허탈'. 연합뉴스한국 야구가 비록 첫 경기 상대인 호주에 석패를 당했지만 최고 포수 양의지(36·두산)의 타격만큼은 눈부셨다.

양의지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1차전 호주와 경기에 7번 타자 포수로 출전해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호주에 7 대 8로 지며 대회 첫 승을 아쉽게 놓쳤다.

0 대 2로 끌려가던 5회말 양의지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양의지의 한 방에 대표팀 분위기가 한껏 올라왔다. 6회말 대표팀은 박병호의 적시 2루타로 2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양의지가 국제 대회서 홈런을 터뜨린 건 2015년 프리미어12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이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올림픽 등 여러 대회에 출전했지만 홈런을 쏘아 올리진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의지의 국제 대회 통산 홈런은 1개에 불과했다.

총 5개 대회서 기록한 통산 성적은 31경기 타율 1할6푼9리. 양의지는 KBO 리그서 최고 포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국제 대회에서 만큼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날 홈런을 통해 그동안의 침묵을 말끔히 털어냈다. KBO 리그서 최고 몸값을 받는 이유를 증명해냈다. 양의지는 지난해 11월 두산과 역대 FA(자유계약선수) 최고액인 152억 원에 4+2년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날 양의지는 대표팀 타선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이정후(키움), 박건우(NC) 등도 안타를 쳤지만 1개였다.

양의지는 모처럼 국제 대회서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지만 팀의 패배로 웃지 못했다. 호주가 7회와 8회에 각각 3점 홈런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격차를 4점으로 크게 벌렸다. 대표팀은 곧바로 8회말 3점을 따내며 호주를 1점 차로 바짝 쫓았지만 마지막 9회말 추가 점수를 올리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고개를 푹 숙인 채 믹스트존으로 걸어 나온 양의지는 "타격감은 나쁘지 안았는데 수비가 많이 아쉬웠다"면서 "내가 투수 리드를 잘 하지 못했다. 볼 배합 몇 가지를 잘못 가져갔다"고 아쉬워했다. 눈부신 활약에도 팀의 패배에 큰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대망의 한일전을 치른다. 2라운드 진출의 희망은 물론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양의지는 "남은 경기는 끝까지 전력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의지가 한일전에서도 물오른 타격감을 유지해 한국 야구의 자존심일 지켜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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