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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유채훈은 부르고 싶은 곡이 아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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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 활동에 솔로 준비까지,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
대중적으로 다가갔던 전작과 달리 새 앨범은 '크로스오버'에 초점 맞춰
미니 2집 '임파스토' 두고 "빨리 들려드리고 싶고 설레"
같은 곡을 여러 번 반복해 부르는 것 힘들어해
MC 활동 재미있어, 40대가 되면 밴드 음악 본격화하고 싶어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가수 유채훈의 미니 2집 '임파스토'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모스뮤직 제공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가수 유채훈의 미니 2집 '임파스토'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모스뮤직 제공"부르고 싶은 게 지금도 너무 많은데 부를 곳이 잘 없어요."

유채훈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핵심은 '부르고 싶은 곡이 많다'는 데에 있다.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LA POEM) 멤버로 활동하면서 새 솔로 앨범까지 준비하느라 맘 놓고 쉬어본 적이 없는, 빡빡한 일정이지만 그는 늘 더 많은, 그동안 들려주지 않았던 새로운 곡을 부르고 싶어 했다. 동료 음악가는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라고 했지만, 그만큼 쉽지 않기에 더 뿌듯함을 느낀다는 게 유채훈의 설명이다.

지난해 7월 첫 번째 미니앨범 '포디움'(Podium)을 내 솔로 데뷔한 유채훈이 11개월 만에 두 번째 미니앨범 '임파스토'(Impasto)로 돌아왔다. 원래부터 여름이란 계절을 좋아했다는 유채훈은 '포디움'부터 이번 '임파스토'까지 모두 여름에 발매한 것을 들어 "아, 여름은 '내 거'다!"라며 웃었다. 앨범 발매 당일이었던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로 만난 유채훈과의 대화를 옮긴다.

앨범명인 '임파스토'는 색을 덧칠하면서 입혀간다는 미술 기법을 말한다. 유채훈은 "'포디움'에서 조금 더 대중적인 음악 색채가 드러났다면, 이번 앨범은 거기에 여러 가지 요소로 (제) 색깔을 조금씩 입혔다"라며 "지난 앨범에 비해 살을 붙이고 대신에 많이 벗어나지는 않는 선에서 만들어진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타이틀곡 '하얀 사막'은 기존 발라드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조금 더 확장되면서 제가 보컬적인 방향도 조금 더 크로스오버에 적합한 소리를 넣었다. 트랙 중에는 완전히 팝으로 된 곡도 있고, 이탈리아어로 된 것도 있다. '팬텀싱어'에서 보여드린 크로스오버적인 곡도 포함돼 있다"라고 부연했다.

미니 2집 '임파스토'는 솔로 데뷔 앨범 '포디움'을 발매한 지 11개월 만에 새로 나왔다. 모스뮤직 제공미니 2집 '임파스토'는 솔로 데뷔 앨범 '포디움'을 발매한 지 11개월 만에 새로 나왔다. 모스뮤직 제공그간 대중에게 다가갔던 '테너'로서의 유채훈보다는, 감성적인 팝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던 '포디움'. 더구나 솔로 데뷔 앨범이었다. 당시 유채훈은 "엄청 긴장했다". 발라드를 주로 담았기에, "되게 도전적"이었고. 이번 '임파스토'는 다르다.

유채훈은 "그동안 라포엠으로 팀 활동하면서 얻었던 노하우, 제가 노래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들을 이 앨범에 '소리적으로', 현재 제 상태를 담았다. 그래서 조금 빨리 들려드리고 싶고, 되게 설레는 그런 기분"이라고 밝혔다. "서른여섯으로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라고 운을 뗀 유채훈은 "내 색깔이 뭘까 아직 찾아가는 단계인데 이번 앨범은 내가 조금 편하게 보여줄 색채가 더 많이 묻어있는 건 확실한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긴장감이 감돌았던 지난번과 다르게 "마음이 조금 편한 건 있다"라고 고백한 유채훈은 "듣는 분들이 어떻게 들어주실지 가늠은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편안한 상태? 빨리 공개해서 들려드리고 싶다, 어떻게 들어주실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 피드백이 왔을 때 그럼 다음에 또 이런 걸 참고해서 이렇게 발전시키면 되겠구나 하고 평가받을 기회도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라포엠 앨범에서는 작곡에, 개인 앨범에서는 작사에 참여했던 유채훈. '임파스토'를 만들 때도 욕심을 좀 내볼까 했으나 이번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임파스토'를 "질문 같은 앨범"이라고 밝힌 그는 "외부 작곡가분들은 저를 어떻게 해석해서 바라봐 주실까 하는 개념으로 접근했다"라고 말했다.

'임파스토' 콘셉트 사진. 모스뮤직 제공'임파스토' 콘셉트 사진. 모스뮤직 제공작곡가들의 해석이 전적으로 반영된 곡은 3번 트랙 '동행'이다. 팬들과 함께 걸어가겠다는 감사와 위로의 곡 '동행'은 밴드 사운드 위에 클래시컬한 선율을 얹은 편안한 곡이다. 유채훈의 표현을 빌리면 "완전히 어쿠스틱하고 소박한 곡"이면서 "잔잔하고 노래 부를 때 그렇게 어렵지 않"은 곡이다. 처음에는 앨범에 실릴 만한 곡인가 의문도 들었다고. 그만큼 본인에게는 무척 신선하고 새로운 스타일이었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이른바 '이지 리스닝' 계열의 곡이 본인 톤에도 충분히 잘 맞을 것 같은데, 고음으로 정평이 난 가수라고 해서 터뜨리는 고음을 꼭 많이 내야만 하는 것 같진 않다는 게 함께한 작곡가의 의견이었다. "처음에는 나를 아는 사람이 나한테 기대하는 스타일이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던 유채훈은 "실제로 작업하면서도 '아, 이렇게 불러도 내 톤이 나올 수 있구나' 하는 점을 조금 알게 됐다"라고 답했다.

5번 트랙 '일 푸지티보'(Il Fuggitivo)는 원래 우리말로 돼 있었는데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곡가를 설득해 이탈리아어로 녹음한 곡이다. 완성본 만족도도 높다. 유채훈은 "확실히 효과가 더 좋았던 것 같다.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작곡가님도 되게 좋아하셨다"라고 덧붙엿다. 한국어 버전 발매 계획을 묻자 '커버 콘텐츠'를 고민 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4번 트랙 '피시스'(Pieces)는 처음부터 영어로 된 팝이었다. 수록곡 중 인트로 빼고 4곡 중 우리말로 된 건 2곡밖에 없어서 "사실 걱정"했다는 유채훈은 "제가 지금 크로스오버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하얀 사막'이다. 모스뮤직 제공타이틀곡은 '하얀 사막'이다. 모스뮤직 제공2020년 JTBC '팬텀싱어 3'를 통해 라포엠으로 활동을 시작한 유채훈. 라포엠은 꾸준히 싱글과 미니앨범을 냈고 올해 3월에는 두 번째 미니앨범 '디 알키미스트'(The Alchemist)를 냈다. 유채훈은 여기에 '솔로 앨범 작업'을 병행했다. 그는 "아무래도 목에 한계가 있더라. 앨범 내고 콘서트하고 녹음하고 계속 해야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라며 잠을 충분히 못 잤다고 털어놨다.

새 앨범 '임파스토' 발매를 맞아 오는 16~17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동명의 단독 콘서트를 여는 유채훈은 공연 목록(세트 리스트)을 어떻게 짤지 고민 중이다. 유채훈은 "제 성격이, 이게 어떻게 보면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는데 한 번 불렀던 걸 반복해서 계속 부르는 걸 되게 힘들어한다"라고 말했다. 어느새 엔딩곡처럼 자리 잡은, 그의 대표곡 '일 몬도'(IL MONDO)도 3년 동안 그렇게 많이 부르지 않았다고.

유채훈은 "물론 제가 좋아하는 곡이다. 세트 리스트 짤 때 제작사나 연출 감독님이 '익숙한 거 해'라고들 하시는데 제가 고집을 많이 부린다. 노래도 비슷하고 멘트도 비슷하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 하기도 한다. 반면에 이날 나를 처음 보는 분들도 있고, (대표곡을) 다시 한번 듣고 싶은 분들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콘서트 투어, 장기 공연이 제일 힘들다. 다른 기획 콘서트나 선배님들이랑 하는 콘서트에서는 '스스로 안 질리려고' 계속해서 셋리를 바꾼다"라며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같이 콘서트를 한 적 있는 동료 음악가인 기타리스트 박주원은 '되게 피곤하게 사는 것 같다. 고생을 사서 하냐. 편한 거 할 만도 한데, 이렇게까지 하는 친구는 오랜만에 본다'라고 했다는 게 유채훈의 설명이다. 유채훈은 "음정 익히고 연습하고 부르는 게 힘들긴 한데 제가 성격이 이상한 건지 괴로운데 희열이 있다. 해냈을 때 성취감이라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라고 덧붙였다.

유채훈은 오는 17~18일 이틀 동안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모스뮤직 제공유채훈은 오는 17~18일 이틀 동안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모스뮤직 제공"부르고 싶은 게 지금도 너무 많은데 부를 곳이 잘 없"는 게 현실이다. 방송에 섭외될 땐 보통 '부르길 원하는 노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 라포엠으로 무대에 설 때 요청받거나 기대되는 노래가 있기 마련이다. 유채훈은 "라포엠은 성악가 네 명이 모인 크로스오버 그룹 이미지가 있고, 그렇게 계속해서 정체성을 가지고 각인시키면서 조금 더 우리 모습을 홍보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개인적인 행보로서는 참아왔던 (더 많은 노래를 부르고 싶은) 욕구를 해소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콘서트에 관해 귀띔을 부탁하자, 유채훈은 "작년에는 스탠딩도 하고 춤까진 아니어도 율동을 하는 구간이 있었는데, 이번 콘서트는 중간에 제가 노래를 한 4곡 쉬지 않고 연속해서 부르는 무대가 있다. 이번 콘서트는 편하게 유채훈의 노래를 실컷 감상할 수 있는 그런 형식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금 당장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원으로는 '휴식'을 꼽았다. 유채훈은 "한 달만 휴가 가고 싶다. 쉰 적이 없어가지고 진짜 딱 한 달만… 사실 불가능한데 방학을 해 보고 싶다. 한 달만 노래를 안 해 보고 싶다.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여행 갈 것 같다. 체코 프라하에 가서 한 달 동안 홈스테이하며 사진 찍고 돌아다니고 맛있는 거 먹고 멍때리다 오고 싶다.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오고 싶다. 유럽 여행 가고 싶다. 국내 여행도 좋다"라고 답했다.

조금 더 먼 목표는 '토크 쇼 MC'다. MBC넷의 '문화콘서트 난장'을 진행 중인 유채훈은 "MC가 너무 재밌더라"라며 "토크 쇼 중에서 음악이 있는 토크 쇼? 나중에 좀 더 활동을 열심히 해서 조금 더 성장해서 능력 있는 아티스트가 된다면,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토크 쇼 MC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바랐다. 또 다른 꿈도 있다. "개인적인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 보고 싶은 일)는 한 40대가 되면 밴드 음악을 한 번 제대로 해 보고 싶다는 고런 생각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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