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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덜 가혹할 것' 결심한 효린, 직접 꼽아본 '수고한 점'[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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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미니 4집 '오리지널린'으로 컴백한 가수 효린 인터뷰 ②
자기 자신에게 박한 편이라 '내려놓음' 하는 중
가장 사랑하는 일이 힘들고 싫어하는 일이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생각
평소 자신감 부족한 편, 무대에 있는 3분만 자신 있어
대중의 피드백 아예 무시할 순 없어, 색 유지하되 타협점 찾는 편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4집 '오리지널린'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연 가수 효린. ReH엔터테인먼트 제공지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4집 '오리지널린'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연 가수 효린. ReH엔터테인먼트 제공
앨범 단위로는 2022년 7월 발표한 '아이스'(iCE)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효린. 그룹 씨스타(SISTAR) 시절부터 '서머 퀸'으로 불렸던 그는 '원조'와 '오리지널'이라는 주제를 깊이 생각하게 됐다며, 듣기에도 보기에도 여름에 어울리는 '체크'(CheCk)를 타이틀곡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서머 퀸'으로서의 존재감을 자랑할 예정이다.

마마무(MAMAMOO) 화사나 우주소녀(WJSN) 다영 등 자신감 있고 당당한 자태가 돋보이는 여성 솔로 가수들이 활약하고 그만큼 사랑받는 시대가 됐다는 말에, 효린은 곧바로 "전 너무 부럽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생각보다 샤이(shy, 수줍음 많은)한 면이 있다"라는 효린은 자기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 "안 나온다"라며 "미쳐버리겠다. 답답하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씨스타 시절부터 솔로까지, 말이 필요없는 실력과 무대매너에 어디서도 주눅 들 것 같지 않은 당당함까지 겸비한 대표적인 가수로 꼽히는 효린.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미니 4집 '오리지널린'(OriginaLyn) 발매 라운드 인터뷰에서, 그는 높은 기준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을 좀처럼 칭찬하지 않는 '박한 태도'가 있다고 털어놨다.

무대 위 효린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자 효린은 "그게 딱 3분, 무대 위에 있을 때만 그런 거 같다. 내려오면 다시…"라고 웃었다. 본인에게 너무 박한 것 아니냐는 말에 효린은 "맞다. 너무 스스로한테 박하다. '내려놓음'이란 걸 하고 있다, 제가"라며 "하하하하"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체크'를 비롯해 '오프라인' '셔리' '맛있게드세요' '왓 유 라이크' '유 앤 아이' '스탠딩 온 디 엣지' 등 총 7곡이 실렸다. Re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체크'를 비롯해 '오프라인' '셔리' '맛있게드세요' '왓 유 라이크' '유 앤 아이' '스탠딩 온 디 엣지' 등 총 7곡이 실렸다. ReH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 내가 가장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일이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언제부턴가 혼자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하는 업무의 분야라든지 이런 것들이 되게 넓어지고 온전히 아티스트로서 활용할 시간도 부족하다 보니까… 내가 감사해서, 내가 좋아해서 하는 일들을 이렇게 하면 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일하는 게 무서운 거예요. 누구랑 말하고 오면 두렵고 저도 모르게 회피했던 적이 있었던 거 같아요. 이번에 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먹은 게, 제가 약간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요. 모든 걸 대충하지를 못해요. 어느 순간 즐겁지가 않은 거예요. 마음에 들 때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근데 본질이 너무 잘못된 거죠. 무엇보다 이 앨범이 나오고 활동할 때 '네가 이걸 즐겁게 하고 있어?' 스스로한테 물어봤죠.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내가 찾아야겠다, 그만 도망쳐야겠다 생각하면서 이번 앨범은 되게 즐겁게 준비하고 있고 그래서 기분이 되게 좋아요. 보통은 뭐 이럴(컴백 앞두고) 때 설렘 반 걱정 반이라는데, 그렇다고 해서 두려움이랑 걱정이 없는 건 아닌데 저한테도 조금 덜 가혹하게 해 보려고 해요. (웃음)"

유일하게 자신 있는 순간으로 언급한 '무대 위 효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효린에게 무조건 첫 번째는 '음악'이다. 그는 "들었을 때 뮤직비디오라든지 그림이라든지 머릿속으로 그려져야 한다. 영감을 통해서 의상, 뮤직비디오, 콘셉트가 정해지다 보니까 대중적이고 성적인(sexy) 매력이라는 건 제게 너무 뒤에 있다. 이 노래는 이런 분위기가 좋겠다, 이 안무가 잘 어울리겠다, 어떤 옷을 입어야 잘 보일까? 그렇게 간다"라고 설명했다.

건강한 섹시미로 큰 사랑을 받아온 효린. 그는 "어떻게 보면 과할 수 있지 않나, 하고 (제가) 고려 못한 부분도 있을 거 같다"라며 "사실 피드백이 늘 좋을 순 없지 않나. 그 (매번) 좋을 수 없는 피드백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내가 가려고 했던 걸 애매모호하기 포장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거 같아서 음악이 더 잘 들리게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효린은 타이틀곡 '체크' 뮤직비디오를 미국 LA에서 촬영했다. ReH엔터테인먼트 제공효린은 타이틀곡 '체크' 뮤직비디오를 미국 LA에서 촬영했다. ReH엔터테인먼트 제공
아티스트로서 방향성을 타협하지 않는 편인지 묻자, 효린은 "상처는 잘 안 아문다. 까진 데가 또 까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드백을 아예 무시하고 살 순 없다고 생각한다. '대중과 타협하지 않겠어!' (하는) 무대뽀 정신은 조금 별로인 거 같다. 어느 정도는 수렴해야 한다는 거다. 아예 무시할 순 없다. 제 음악을 보고 듣고 영향받는 분들이 있을 거라서. 내 색깔을 유지하되 타협점을 찾아보자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스스로 '내려놓음'을 실천 중이라고 한 효린. 이제는 부담을 조금 내려놨을까. 그는 "내가 분명히 좋아서 했고 내가 선택한 건데 왜 끙끙 앓고 힘들어하는 거지? 너무 모순적인 것"이라며 "내려놓는 건 안 되고 대충은 못 하겠어서 그 기로에 굉장히 오래 서 있었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하는 고민이 굉장히 크게 있었다"라고 답했다.

'내 앨범'을 만들면서, '내가 내 일을 즐겁게 하지 않으면 도대체 나는 이걸 누굴 위해서, 뭘 위해서 하는 거지?' 하고 깨닫는 시간을 보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된 부분이 되게 컸다"라는 그의 설명이다. 그동안에는 '얼굴 부으면 안 되는데' '잘해야 하는데' 같은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괴롭히다 보니 뮤직비디오 촬영 혹은 음악방송을 앞두고 자주 아팠다.

"너무 모순인 거다. 내가 행복한 무대를 하는 건데, 그거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받고 불안해가지고 아프다는 게"라고 운을 뗀 효린은 이번만큼은 "진짜 안 아픈 상태"로 활동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거꾸로 생각했다. 내가 안 아프려면 마음가짐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자신을 너무 갉아먹고 있었구나" 하는 걸 깨달은 그는 "나를 막 갈아 넣으면서까지" 해온 게 오히려 "나를 옥죄고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효린은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고 본인을 향한 잣대가 가혹한 편이었지만 이제 '내려놓음'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ReH엔터테인먼트 제공효린은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고 본인을 향한 잣대가 가혹한 편이었지만 이제 '내려놓음'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ReH엔터테인먼트 제공
일단 이번 앨범에선 "즐겁게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우선이었고, "없던 힘"과 "좋은 에너지"를 준 타이틀곡 '체크'의 덕도 봤다. 그래서 준비도 재밌게 하고 일정도 감사하게 재밌게 하는 중이다. "그동안의 모습도 막 꾸며지거나 가식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저는 이 앨범이 그냥 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어서 되게 편안하고 선물 같아요."

씨스타 시절 전속계약이 종료됐을 때 효린은 홀로서기를 택했다. 직접 기획사를 세워 1인 기획사의 대표이자 아티스트가 됐다. 대표로서 배운 것은 무엇인지 질문이 나왔다. "배운 건, 인생을 배웠죠. 하하하하. (일동 폭소)" 효린은 "그때 (제가) 뭘 알았다? (그러면) 못 했다. 미리보기를 했다면 못 했을 거다. 아무것도 모르는 대범한 효린이라서 할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제가 걸그룹 계약이 딱 끝났을 때 스물일곱, 스물여덟이었어요. 여자 솔로 가수로서는 인생 끝났다, '스물여덟이라니 너무 많잖아!' 했죠. 그때 제 나이는 스물여덟이었는데 제 뇌는 데뷔했을 때에 멈춰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주어지는 일만, 그 일만 하면서 7년이란 시간이 확 지나간 거다 보니까 데뷔 이후로 저의 사회 생활이라든지 성인이 되어서 쌓아갈 만한 것들이 멈춰 있었던 거예요. 저는 그거를 너무 늦게 배웠던 거 같아 좀 충격 먹었어요. 나이랑 이게(실제 경험이) 안 맞으면 안 되는데 진짜 일만 하고 살았구나! 재빠르게 배워야겠다 했죠."

겪어보니 "회사라는 곳은 정말 좋은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스케줄 갈 때 매니저와 멤버들만 움직이는데 회사에는 왜 이렇게 많은 직원이 있을까 했던 시절도 있었다. 효린은 "정말 수많은 분들이 우리(씨스타) 하나를 위해서 고생해 주시는구나 깨달았다. 스타쉽에 감사하다. (대표님) 만나서 얘기했다. 이렇게 고생하신지 몰랐다, 진짜 그동안 징징거려서 미안하다, 너무 많은 걸 깨닫고 있다고"라고 부연했다.

가수 효린. ReH엔터테인먼트 제공가수 효린. ReH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가도 스스로 회사를 차릴까. 효린의 답은 "할 거 같다"였다. 이어 "내 뇌가 데뷔 때에 멈춰 있네? 혼자 할 수 있는 것, 해 보고 싶은 것들을 막 투자해서 배우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라며 "다시 해도 궁금해서 해 봤을 거 같다. 해 보고 후회하는 게 나으니까"라고 웃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그래도 '이거 하나만큼은 수고했다'라고 생각하는 점이 있는지 짚어달라는 게 마지막 질문이었다. 효린은 취재진에게 본인 팔을 보여주며 "와!!! 아무것도 안 했는데 털이 솟았어요!"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러고는 "아…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에 잠겼다.

어렵게 꺼낸 답은 "즐겁게 하려고 한 거는 칭찬해주고 싶다"였다. 그는 "제가 아무리 '즐겁게 해야지' 한다고 해서 진짜 즐겁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이번에는 좀 달랐다. 저 자신을 옥죄고 싶지 않았고 풀어놓고 싶었다. 자유롭고 싶어 하는 사람인데 옥죄는 삶을 사는 거 같아서 되게 숨도 막히고 답답했지만 이번에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게 임해줘서 고맙다고, 너무 수고했다고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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