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역 광장에 세워진 강제징용노동자상. 황진환 기자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요코하마 고무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8년 만에 첫 변론기일이 진행됐지만, 일본 기업 측이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인 일본 기업 측에 송달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원고들만 법정에 출석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김지혜 부장판사)는 24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서 모 씨 등이 일본 요코하마 고무 주식회사와 시미즈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 기일을 열었다.
애초 이 소송은 2015년 4월에 소장이 접수됐지만, 일본 측의 무대응 등을 이유로 약 8년 만인 이날 첫 변론이 진행됐다.
일본 기업 측은 이날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송달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8년이 도과된 사건인데 첫 기일도 제대로 되지 않은 사건"이라며 "최초에 피고 측에게 송달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번역문이 준비되지 않아 반송된 것인데, 이후에 원고 측에서 번역문을 제출했음에도 송달이 안 됐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다른 (강제동원) 소송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송달이 안 됐을 경우에는 법원에 공시 송달을 요청할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공시송달은 재판 절차 등에서 통상적인 방법으로 서류 송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법원이 직권으로 송달 서류를 게시하는 것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송달이 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결국 송달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날 재판은 원고 측만 홀로 나와 절차가 진행됐다.
재판부는 원고 측에 입증 자료와 증거 자료 등을 보완해 달라고 요구했고, 일본 측에 대해서도 재차 송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주장하는 바의 입증 자료와 증거 자료를 보완해 달라"라며 "강제징용 관련한 입증자료가 서증으로 제출된 게 없다. 제출되면 신속하게 기일을 지정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첫 변론기일이 열렸지만 송달 문제로 재판이 공전되면서 다음 기일은 따로 잡히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약 9개월~10개월 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