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정체가 극심했던 추석 당일에 경남 거제에서 발생한 응급환자가 경찰의 도움과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부산에 있는 대학병원까지 신속하게 이송됐다.
2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정오쯤 "응급 환자 이송을 도와달라"는 사설구급차의 다급한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당시 구급차에 있던 환자는 경남 거제에 사는 A(40대·여)씨로, 저혈당 쇼크로 응급처치가 필요해 부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되던 중이었다.
하지만 추석 당일 극심한 정체로 거제와 부산을 오가는 도로가 꽉 막힌 상태였고, 가덕해저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구급차는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부산 강서경찰서는 곧바로 가까운 가덕도파출소 순찰차를 구급차가 있는 곳으로 급파했다. 순찰차는 구급차 앞에서 앞선 차량들에게 양보를 부탁하며 도로를 확보했다.
도로 위에 있던 차량들은 응급 상황임을 감지한 듯 경찰 당부에 따라 좌우 양쪽 도롯가로 비켜 길을 터줬다.
'모세의 기적'을 연상케하는 상황은 거가대로와 장평지하터널을 지나 서구 부산대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반복됐고, 구급차는 추석 당일 22㎞ 거리를 25분 만에 주파할 수 있었다.
A씨는 병원에 도착한 뒤 곧바로 수술 등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경찰처 가덕도파출소 김태형 경위는 "경찰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운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