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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

"육아, 정말 지옥 같은가요?" 아이키움의 새로운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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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분기별 합계출산율이 0.6명대까지 떨어진 대한민국의 인구위기. 아이들과 함께 우리의 미래까지 사라지는 현실을 마주하며 그 해법을 찾는 데 온 사회가 골몰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인구위기를 극복하려 'Happy Birth K' 캠페인을 펼쳐온 CBS는 [미래를 품은 목소리] 연재 칼럼을 통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전합니다.

[미래를품은목소리㉗]
육아메이트 미오, 오연경

육아메이트 미오, 오연경육아메이트 미오, 오연경
최근 우리 사회는 '육아는 힘든 것이다'라는 인식과 함께 육아의 과정이나 자연스러운 아이들의 발달 모습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이 만연합니다. 헬 육아, 싫어 병, 욕 나오는 18개월 등의 표현들은 개인 SNS나 카페 글 뿐 아니라 육아 전문가들의 유튜브 썸네일을 장식하고, 뉴스기사의 헤드라인으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물론 이러한 표현들이 육아에 지친 부모들에게 공감과 웃음의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육아는 어렵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며, 아이들의 정상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마저 마치 문제인 양 오해를 만듭니다.

모든 육아는 양면성…'헬육아'가 '헤븐육아'로

육아가 정말 지옥과 같은 가요? 저는 부모의 양육태도를 바꿈으로써 아이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양육 코칭을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육아메이트 미오'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자녀의 양육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부모님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제가 만난 부모님들은 분명 육아가 힘들어서 찾아오시지만, 힘듦과 별개로 아이를 통해 행복도 느낍니다. 육아의 지옥에 갇힌 부모, 천국에 사는 부모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모든 부모가 힘듦과 행복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이지요. 아이들의 발달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뭐든지 '싫어'라고 말하는 아이의 '욕구'를 파악하면 가장 빠르게 부모 말에 집중시킬 수 있으며, 너무 힘들어 욕이 나올 정도라는 18개월은 아이의 생각이 급격히 자라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훈육 방법도 다양해지고, 대화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모든 육아의 과정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왕이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헬육아 대신 헤븐육아, 싫어병 대신 귀여운 반항, 욕 나오는 18개월 대신 핑퐁 대화가 되는 18개월로 바꿔서 표현하면 어떨까요?
 
심각한 저출생 시대에 직면한 우리 사회는, 그리고 부모로서 우리는, 육아의 힘듦보다 행복에 집중해야 합니다. 물론 육아의 과정이 쉽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육아가 행복한 이유는 그 속에 성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양육현장에서 부모님들과 함께 자녀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다 보면 부모 자신의 미 해결된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이를 계기로 변화하는 부모님들을 만나게 됩니다. 자녀를 위해 시작한 행동이 결국 개인의 나를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육아의 과정도 희생 아닌 성장…기쁨을 알려줘야

우리는 왜 청년들이 오지를 탐험하며 겪는 과정은 성장이라 말하면서,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겪는 과정은 희생이라고 표현할까요? 육아의 과정 역시 희생이 아닌 성장입니다. 한 아이를 성장시키면서 나 자신도 성장하는 아주 의미 있는 일이지요. 부모가 되어 직면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부모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자 행복입니다. 이전과 다른 무거운 책임감, 일방적으로 주기만 해도 더 주고 싶은 마음들도 부모가 되지 않고 경험할 수 없는 감정이며, 소중한 배움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이, 부모가 함께 하는 육아 코칭 장면아이, 부모가 함께 하는 육아 코칭 장면
이제 우리 사회는 육아가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성장이라는 인식 개선을 위해 앞장서야 합니다. 물론 저출생 해결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돌봄 공백이나 경제적 지원 등의 정책은 이미 자녀를 낳은 부모들에게 더욱 와닿는 부분입니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그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뿐 아니라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관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제도적인 문제가 자녀를 낳지 않기로 한 결정을 굳히는 데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반대로 제도적인 보완이 이러한 결정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이 움직이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도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직면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소소한 행복, 부모가 되어 좋은 점, 아이가 사랑스러운 순간들을 스스로 찾고, 때로는 발견해주면서 육아는 힘든 것이 아니라 행복한 것이라고, 누구나 육아를 통해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는 일이 현실적인 문제는 조금 감수하더라도 인생을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일,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가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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