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 시작 직전 녹화방송으로 송출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선거 후보로 대기하던 권성동(5선·강원강릉) 의원과 김태호(4선·경남양산을) 의원의 당황한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권 의원과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한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리는 국회 본관 회의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이 모습도 SBS 뉴스브리핑 카메라로 생중계되고 있었지만 대기 장면까지 방송되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영상에서 권 의원은 휴대전화로 윤 대통령의 담화 방송이 시작된 것을 확인하고는 "뭐 하는 거야, 이거 지금. 아이씨!"라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의 담화 방송은 9시 42분 시작했다.
김 의원 역시 "담화를 오늘 제일 중요한 날에 (하느냐)"라고 말했고, 이에 권 의원은 "그러니까 왜 원내대표 선거 앞두고"라고 맞장구쳤다.
이어 김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를 다 잠식하는데"라고 하자, 권 의원은 "그러니까 당 대표도 하고, 대통령도 하고, 뭔 내용인지도 모르겠고"라고 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후보자로 나선 권성동 의원과 김태호 의원(오른쪽)이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김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관심이 없어지겠는데"라며 멋쩍게 웃었고, 권 의원은 "(윤 대통령) 본인이 계엄 선포에 이르게 된 과정을, 원인을 설명하는 거 아니야? 보니까 그런 것 같은데"라고도 했다.
이날 권 의원은 총 106표 중 72표를 받아 원내대표에 당선했다. 권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상대 후보였던 김 의원은 34표를 받는 데 그쳤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오전 9시 30분쯤 국회 본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를 조금 넘겨 관저에서 나온 뒤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했다가 30여 분 뒤 다시 관저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담화를 녹화하고 한 대표의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녹화방송을 송출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