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북스 제공 1963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출혈성 천연두가 발생하자 도시가 봉쇄된다. 소설 '브로츠와프의 쥐들 : 카오스'는 3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전염병 확산이 시작된 첫 12시간 동안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쫓아간다.
좀비 바이러스 감염으로 의심되는 이 병은 순식간에 도시를 장악하고 사람들은 광기에 휩싸인다. 소설은 감염병 확산과 통제 과정을 통해 인간의 광기와 사회 부조리를 드러낸다.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SF소설에서 주목 받는 정보라 작가가 직접 번역한 이 소설은 식민 지배와 전쟁, 분단과 군사독재라는 유사한 역사를 공유하는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1960년대 공산주의 폴란드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보라는 "이 작품을 접했을 때 군사독재 치하의 한국이 자꾸 떠올라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는 곧 우리 시대에 계속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소설은 통제와 감시, 억압과 불신이 만연한 사회에서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인간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불완전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로베르트 슈미트 지음 | 정보라 옮김 | 다산책방 | 7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