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북 영양군 입암면 방전리 야산에서 입암면 의용소방대원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산불에 대해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국제 과학자들의 평가가 나왔다.
국제 기후 연구단체 '클리마미터(Climameter)'는 지난 2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인간의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가 한국과 일본에서 산불 발생 위험을 키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클리마미터는 유럽연합(EU)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지원을 받는 국제 기후 과학자 네트워크로, 프랑스·이탈리아·독일·스페인 등 유럽 전역의 기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영향을 연구·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일본 혼슈와 한국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당시의 기후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에히메현과 오카야마현 등 시코쿠와 혼슈 서부에서 산불이 확산돼 8천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한국 경북 의성·안동 등지에서도 며칠째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26일 오후 기준 22명의 사망자와 함께 사찰 및 문화재 전소 등 큰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다.
클리마미터 연구진은 산불이 발생한 지역의 1950~1986년(과거)과 1987~2023년(현재)의 기후 관측 자료를 분석하고 엘니뇨와 같은 '자연적 요인'을 제거한 시뮬레이션을 함께 실시했다. 이를 통해 인간 활동이 산불 발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과학적으로 추적했다.
클리마미터(Climameter)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대형 화재가 발생한 한국 경북과 일본 혼슈 지역의 기후 변화를 분석한 그래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지역은 과거보다 기온이 최대 2도 상승했고, 하루 강수량은 최대 2㎜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최대 30% 더 건조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마미터 홈페이지 캡처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한 두 지역은 과거보다 기온이 최대 2도 상승했고, 하루 강수량은 최대 2mm 감소해 전체적으로 최대 30% 더 건조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한 토양 상태와 강한 바람,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이 겹치며 산불 확산을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속적인 풍속이 시속 50km를 넘기는 등 화재에 취약한 조건이 형성됐으며, 이런 현상은 해안과 산악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산불 확산 당시 건조한 토양, 강풍,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이 겹치며 불길이 빠르게 퍼졌다"며 "이번 산불은 기후 변화로 인해 겨울이 기존의 춥고 습한 계절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계절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형 산불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더 자주, 더 강력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엘니뇨 같은 자연 요인은 부차적이며, 인간 활동이 주된 요인"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