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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비 콘셉트→강력한 최종 병기…'미스터 로봇' 캐릭터 설정집[엔딩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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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이대희 감독 <부록> 캐릭터 설정집

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스틸컷. NEW 제공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스틸컷. NEW 제공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올라가는 엔딩크레딧에는 한 편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참여한 여러 사람의 이름이 담겨 있습니다. '엔딩크레딧'에서는 영화가 스크린에 걸리기까지 달려온 다양한 영화인들과 영화에 숨겨진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 스포일러 주의
 
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을 본 관객들이라면 궁금할 것이다. 로봇 맥스와 나나는 어떻게 만들어진 캐릭터일까. 강민은 왜 그렇게까지 조카인 나나를 죽이려고 할까. 엔젤은 왜 맥스와 다른 디자인으로, 그것도 두 가지 타입으로 완성됐을까. '미스터 로봇'을 본 관객들을 위해 캐릭터 설정집을 준비했다.

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캐릭터 포스터. NEW 제공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캐릭터 포스터. NEW 제공 

로봇이 된 남자 한태평/맥스(CV. 박성영)

 
로봇 관리 대원(RCC) 소속으로 K-로봇(ROBOT) 인더스트리의 신제품 발표 현장에서 오작동 로봇을 제지하던 과정에서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된다. 과거의 기억 속에서 헤매던 한태평은 오류 로봇 맥스의 몸으로 눈을 뜨게 되고 위험에 처한 소녀 나나를 만난다.
 
이대희 감독(이하 이대희)> 맥스는 중장비 콘셉트다. 노란색 포크레인처럼 투박하고 각져 있다. 그래서 유아용 애니같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거 같다. 보통 중장비는 공사장 안에서만 있지 잘 안 나온다. 바깥세상에 공사 장비가 나와 뛰어다니는 게 사람들이 보기에도 어색할 거 같았다. 그래서 그게 오히려 대비가 생겨서 로봇이 더 유니크하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맥스와 달리 다른 로봇들은 정말 만들어질 거 같은 생활 친화적 디자인이다. 그런데 맥스만 각져 있는 게 더 매력적일 수 있겠다고 본 거다. 그리고 처음 봤을 때는 세련되지 않아서 왜 저렇게 디자인했나 싶을 텐데, 영화를 보다 보면 오히려 감정을 더 잘 이입할 수 있다. 투박한 로봇이 몸이 부서져 가면서도 아이를 지키려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덩치 큰 아저씨가 조그만 아이를 지키려는 모습 같기도 하다.
 
그리고 고층 건물들 사이에서 스파이더맨 같은 액션을 해야 하는데, 중장비처럼 무거우면 다르겠다 싶었다. 스파이더맨처럼 날렵하게 착지해야 하는데, 무거워서 쿵 떨어지며 건물도 부서지는 등 그런 묵직한 타격감이 있는 액션이 나올 것 같았다.

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캐릭터 포스터. NEW 제공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캐릭터 포스터. NEW 제공 

로봇에 의해 가족을 잃은 소녀 나나(CV. 김연우)

 
K-로봇 인더스트리의 사장 '강혁'의 딸로 오류 로봇으로 인해 아빠를 잃고 삼촌 강민의 어두운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우연한 계기로 마주치게 된 맥스에게 도움을 받은 이후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다.
 
이대희> 나나는 어떻게 보면 비호감일 수도 있다. 사실 나나는 불쌍한 아이다. 부모에게 학대당하다시피 방치돼서 한 번도 제대로 사랑과 칭찬도 못 받은 아이다. 어린아이가 로봇에게만 둘러쌓인 채 할 걸 못 하면서 자랐다. 그런데 이 인물이 불쌍하게만 그려지는 게 싫었다. 그래서 주도적으로 그리고자 했다.
 
'테이큰'처럼 보통 누군가를 구하는 영화를 보면, 구하는 대상은 약사나 존재, 구해야 할 존재로 대상화되어 있다. 난 나나도 같이 적극적으로 극에 개입하고, 같이 싸우길 바랐다. 그런 인물이 더 매력적이었다. 그런 생각들로 이 인물을 구축했다.
 
그런데 로봇한테 맨날 "폐기하겠다"라는 걸 봐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못돼 보이기도 하다. 부모의 방치 속에 자라다 보면 나나도 강민처럼 되어버릴 수 있는 거다. 그러나 그때 태평을 만났다. 자기를 사랑으로 보호해 주는 사람을 만나 성장한다. 처음부터 태평의 어둠으로 시작해 나나의 밝은 얼굴로 끝나는 영화로 구성했다.
 
그리고 디자인도 개인적인 취향인데, 막내딸이 똥머리(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모아서 꼰 후 묶는 헤어스타일로, 배구공 머리라고도 불린다)를 했는데 되게 귀엽더라.(웃음) 그래서 나나의 디자인을 그걸로 해야지 했다. 난 주어진 환경에 수동적인 게 아니라 능동적이면서도 차분하고 느낌을 받아 머리를 동여맨 똥머리로 나나의 외형을 구축했다.

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캐릭터 포스터. NEW 제공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캐릭터 포스터. NEW 제공 

강민을 위해 움직이는 최종병기 엔젤(CV. 안영미)

 
강민의 경호 로봇으로 그를 지키며 온갖 범죄를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사람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엄청난 속도와 날카로운 손을 이용해 상대를 단숨에 제압할 수 있다.
 
이대희> 영화에 등장하진 않는데 사실 엔젤은 강민을 품어주는 것 같은 이미지를 생각했었다. 엔젤은 마지막까지도 강민을 지켜준다. 디자인 특징이 뭐냐면, 눈물 자국이 있다. 강민이 시키는 악행을 저지르지만, 슬픈 캐릭터다. 로봇이어서 어쩔 수 없이 잘못된 인물을 돕지만, 사실은 울고 있는 거다. 초창기 시나리오에는 그런 부분이 더 살아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강조하면 주인공 라인이 애매해질 수 있어서 삭제했다.
 
엔젤의 두 번째 버전에서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눈물 자국이 있다. 그런데 뭔가 더 추가되어야 했는데, 에이리언을 연상할 수 있듯이 촉수를 더했다.
 
그리고 엔젤을 만들 때 여성 팀원들과 회의를 진짜 많이 했다. 여성 팀원들의 이야기를 반영해 엔젤의 액션은 보통의 액션 영화에서 남성이 싸우는 방식을 가져왔다. 보통 여성 캐릭터의 액션이라고 하면 캣우먼을 연상하기 쉬운데, 엔젤의 싸움 방식을 보면 남성적으로 싸운다. 여성 팀원들 역시 그런 식이면 좋겠다고, 더 시원스러울 거 같다고 했다.
 
예를 들어 보통 남성 폭력 장면으르 보면 상대의 머리채를 잡고 때린다거나 하는데, '미스터 로봇'에서는 반대로 엔젤이 맥스의 머리를 잡고 때린다. 그리고 피지컬도 맥스보다 훨씬 좋다. 이처럼 여성 캐릭터가 전형적이지 않길 바랐다.

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캐릭터 포스터. NEW 제공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 캐릭터 포스터. NEW 제공 

권력에 눈이 먼 삼촌 강민(CV. 이호산)

 
K-로봇 인더스트리의 사장이자 형인 강혁에 대한 굉장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형의 부재를 틈타 모든 권력을 손에 넣으려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하나뿐인 조카까지 위험에 빠트리려 한다.
 
이대희> 영화 속 K-로봇 인더스트리라는 회사는 강혁(나나의 아빠)과 강민의 아버지가 만든 회사다. 천재적인 인물이었던 그는, 두 아들을 가학적으로 경쟁시켰다. 지면 모멸감을 주듯 벌을 주고 학대했다. 강민이 "이번엔 내가 이겼네? 벌주셔야죠!" 하는 장면이 있다. 이러한 성장배경에서 그 캐릭터가 나온 거다.
 
나나가 강민을 향해 "배은망덕한, 모자란 놈"이라고 말하는데, 그게 할아버지가 맨날 했던 말이다. 그래서 강민이 비뚤어진 거다. 어떻게 보면 피해자인데 영화에서는 그런 모습을 삭제하고, 그냥 망가진 상태로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만 나오게 했다.
 
그래서 약간 캐릭터의 머리가 좀 크다. 미성숙한 느낌으로 묘사한 거다. 그런데 재밌게도 악당의 머리는 역삭감형이 되면서 비호감이 된다. 처음에는 뭔가 모성 본능을 일으키는 느낌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그래서 퇴폐미도 생각했는데, 괜히 혼란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좀 더 단순하게 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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