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칼럼]내란범 '수거'해서 오랫동안 반성할 기회 줘야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사진공동취재단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로부터 비롯된 내란 시도가 한 고비를 넘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내란 연루 의혹이 제기된 파면 대통령의 절친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보면 내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제정권자인 국민의 뜻을 받들어 지난 4일 윤석열을 대통령의 자리에서 파면한데 이어 이제는 단죄를 해야 할 시간이다.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 윤석열의 구속수사가 필요하다. 한 사람만을 위한 법원과 검찰의 협업으로 인해 구치소에서 풀려났으나 12·3 불법계엄 때 직권남용과 외환유치 혐의, 명태균 공천 의혹,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 윤석열의 범죄 혐의는 차고 넘친다. 게다가 평소 밥 먹듯 거짓말을 한 점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매우 높다.

명태균게이트가 확산되면서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통해 공천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지자 윤석열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당시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2월 공개된 윤석열과 명태균의 통화내용을 보면 윤상현 의원이나 윤 의원도 아니고 "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국회에 대한 군경 투입, 경찰을 동원한 국회 출입 통제, 주요 정치인 등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을 담은 문건 작성과 전달 등 핵심 쟁점에 관해 "피청구인(윤석열)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쉽게 말해 거짓말 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권한을 위임 받은 대통령의 신분으로 이렇게 깜찍하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면 범죄의 증거를 감추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리 없다.
 
윤석열 자신이 그렇거니와 그 주변에는 숙련된 법 기술자들이 포진해있다. 윤석열을 파면한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보면 윤석열 변호인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점을 알 수는 있지만 그래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비상계엄이 정당하다고 우겨봤자 승산이 없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수사와 재판의 절차적 문제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12·3 불법내란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재판장은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한 바 있고, 심우정 검찰총장은 기다렸다는 듯 즉시항고를 포기함으로써 그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이쯤되면 검찰이 재판에서 윤석열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유죄가 확정되면 역사의 정의를 세우기 위해 특별사면과 같은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된다. 전두환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복권은 앞으로 더 이상의 정치 보복이나 지역적 대립은 없어야 한다는 내 염원을 담은 상징적 조치였다. 한 때는 신군부 세력에 대한 증오심이 전신을 휘감기도 하고, 그들의 만행이 꿈속까지 휘젓고 나타났지만 그래도 용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두환은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등의 망언을 일삼으며 천수를 누렸고, 그의 처는 "남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국민들의 속을 뒤집었다. 참회의 기회를 주었더니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다. 따라서 비슷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내란 우두머리의 범죄를 저지를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무기금고가 반드시 집행된다는 살아있는 본보기를 만들어 두고두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내란 일당 중 한 명의 표현을 빌리자면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는 윤석열을 하루라도 빨리 '수거'해서 격리한 뒤 아주 오랫동안 반성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8

0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