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피프틴' SNS 갈무리. 연합뉴스시민사회단체들이 '언더피프틴' 녹화를 강행한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에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여성·언론·청소년·교육·문화·인권·노동 등 총 85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5일 성명을 내고 "여성아동·청소년 성상품화와 착취문제로 편성 취소된 '언더피프틴'(UNDER15) 촬영이 강행되고 있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크레아스튜디오는 시민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끝내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방송제작분 완전폐기 요구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방영 재추진에 나선 크레아스튜디오의 무책임하고 반인권적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량 폐기' 외에는 사태를 수습할 길이 없다고 봤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여성아동·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하고 피해를 막을 방법은 오직 방송 폐기뿐"이라며 "크레아스튜디오는 이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사전심의를 통과했다는 허위주장으로 신뢰를 무너뜨렸던 곳이다. 앞에서는 '출연자 보호' 운운하더니, 뒤로는 촬영을 강행하며 방영을 포기하지 않는 이중성까지 드러냈다. 크레아스튜디오의 방송 강행은 참가 여성아동·청소년의 안전과 권리를 철저히 외면한 채 오직 상업적 이익만 추구하겠다는 비윤리적 행위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N 방영취소 결정 이후에도 크레아스튜디오는 여전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자극적 콘텐츠로 이윤을 추구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어떠한 방송도 여성아동·청소년의 존엄과 안전을 침해할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들 단체는 "크레아스튜디오는 '언더피프틴' 제작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관련 콘텐츠를 전면 폐기하라.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멈춰라. 우리는 언더피프틴'이 영구 폐기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다. 크레아스튜디오는 더 늦기 전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라고 강조했다.
앞서 방송가에 따르면 '언더피프틴'은 MBN 방영 취소와 시민단체들의 폐지 압박에도 불구하고 최근 파이널 무대 촬영을 진행해 최종 데뷔조 7명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방송사와 접촉해 프로그램을 내보낼 예정이란 소식도 전해졌다.
'언더피프틴'은 제목 그대로 전 세계 70여 개국 만 15세 이하 소녀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이다. 참가자 중 만 8세 아동도 있는 상황에서 티저 영상에 짧은 크롭티, 시스루 의상 등을 입혀 성인 같은 표정 연기를 보여주고, 각 참가자들마다 바코드가 삽입된 포스터로 미성년자 성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과 각계 시민단체들은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을 요구해왔다. 크레아스튜디오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했지만 방심위 사전심의 거짓말 논란 등에 여론을 돌리진 못했고, MBN은 편성 취소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