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중구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이재명, 김동연 후보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3번째 토론회를 마쳤다. 앞선 2차례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상대 후보 비방이나 격한 공세는 없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이번에도 후보들은 정책과 공약을 앞세우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여러 공약을 제시하는 가운데 일부 의제에서는 한목소리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검찰 개혁과 정치 갈등이 대표적이다. 3차례 토론회에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던진 후보들은 이제 막바지 순회경선에 오른다.
민주당 이재명·김동연·김경수 예비후보는 25일 TV조선이 주관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일제히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로 기소한 게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25일 서울 중구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경수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김경수 후보는 "최근 검찰의 행태를 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될 때 즉시 항고를 포기하고, 그 이전에는 자신의 대선 후보 경쟁자였던 이재명 후보를 포함한 전 정부 인사들을 유례없이 탄압했다"고 운을 띄웠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를 두고는 "어처구니 없는 기소"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검찰이 정치 검찰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행태"라고 직격했다.
이재명·김동연 후보도 호응했다. 이 후보는 "저도 법률가로 수십년을 살았는데 이런 검찰은 본 일이 없다"며 "기소를 하기 위해 목표를 정해 놓고 수사한다.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아예 새로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동시에 갖는 시스템을 끝내야 될 때"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후보 역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기소청을 만들고 검찰에 대한 소프트웨어 개혁까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후보가 한목소리를 낸 건 검찰 개혁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양극단으로 분열된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를 꼬집으며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25일 서울 중구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재명 후보는 "지금 정치가 우리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부여하고 있다. 국민들의 삶을 망치고 나라의 미래를 훼손하고 있다"며 "국민들 사이에 갈등과 대립이 너무 심하다. 정치가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이 보기 좋게 하자고 통합이 아니라 대통령이라고 하는 존재의 본질적인 책임"이라고 짚으면서 "대통령이 통치자의 의미도 있지만 실제로는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큰 통합의 책임자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통합 필요성 언급에 김경수 후보는 "정치의 본질이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일 아니겠냐"며 동의했고, 김동연 후보도 "통합의 당위성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통합을 못하게 하는 근본 원인은 정치판에 있다"고 거들었다.
이재명 후보는 특히 통합을 강조하면서 정권 교체시 전 정부를 상대로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는 이른바 '정치 보복'은 없어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권 교체시) 우리가 짧은 시간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일로 시간 낭비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보복은 하면 안 된다는 것이 명확한데, 제가 아무리 약속해도 의심을 계속한다"며 "저는 누구를 괴롭힐 때 행복하지 않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중구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동연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날 토론회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상대 후보를 향한 비방이나 격한 대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앞선 2차례 토론회에서도 세 후보들은 정책과 공약을 두고 견해 차이를 드러냈을 뿐 감정 싸움은 없었다. 서로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대답하거나 좋은 이야기라며 수긍하는 태도도 적지 않게 보였다.
민주당은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강원·제주권 순회 경선을 치르고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현재까지 순회 경선 결과는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 89.56%로 사실상 압도적 승기를 잡은 상태다. 김동연 후보는 5.27%, 김경수 후보는 5.17%다.
경선은 권리당원·대의원 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후보가 선정되면 민주당은 다음주부터 사실상 대선 본선 레이스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