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장면처럼 누군가가 눈앞에서 쓰러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당황한 채 119만 누르면 끝일까? 주변에 중증 외상 환자가 발생 시 대응에 대해 우리는 정말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간혹 교양 강의나 미디어를 통해서 단편적으로 들은 것들만 조각조각 있어, 막상 그런 상황이 오면 당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이자,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외상외과 조항주 교수는 CBS 유튜브 채널 '의사결정'에 출연해
"중증 외상은 일반 사고와 달라서 발견한 사람의의 빠른 판단과 조치가 생명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단 먼저 빠른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이후 몇 가지 기본적인 대응만 잘해도 귀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중증외상을 판단하는 방법 알고 있어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조항주 교수주변에 환자가 발생했을 때, 우선 이 환자가 중증 외상인지 아닌지 판단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첫 번째로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혈압이 안 좋아 보인다면 일단 중증 외상으로 판단해야 한다. 아무리 별 것 아닌 것 같은 사고가 났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상황이 생긴다면 무조건 신속하게 중증 외상 환자라고 생각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환자가 머리, 가슴, 배를 크게 다쳤을 경우이다. 우리 몸에서 머리, 가슴, 배의 상처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위에 큰 충격이 생겼거나 찔리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중증 외상 환자로 판단해야 한다. 사고의 유형에 따라서도 중증 외상이 구분되기도 한다. 30km/h 이상의 속도로 물체와 충돌했을 경우, 6m 이상의 높이에서 떨어졌을 경우에는 중증 외상 환자로 본다. 또 교통사고 발생 시, 본인이 아무리 멀쩡하다고 하더라도 동승자가 사망했을 경우에는 중증 외상 환자로 보는 것이 맞다.
119에 신고 시, 간단하게 중요 정보만
현장에서 환자를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19 신고'다.
사고 위치, 환자의 대략적인 상태(의식 유무, 출혈 여부, 나이, 성별 등)등을 장황하지 않고 짧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또 신고 이후에 환자를 함부로 옮기거나 몸에 박혀있는 물체 등을 함부로 빼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조 교수는 "중증 외상 환자는 이동 시에 경추 손상이 쉽게 생길 수 있어 최대한 이동시키지 않거나 목이 꺾이지 않게 주의해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몸에 박혀 있는 물체를 함부로 빼게 되면 출혈이 많아질 수 있어 오히려 수건 등으로 말아서 물체가 빠지지 않게 잘 고정하는 것이 좋다.
출혈이 생겼다면 '누르고 묶고 심장보다 높게'
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조항주 교수
조 교수는 "출혈로 인한 사망은 막을 수 있는 죽음 중 가장 안타까운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출혈에 대한 대처를 잘한다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출혈이 있을 경우 출혈이 동맥출혈인지 정맥출혈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맥출혈의 특징은 피가 뿜어져 나오고, 정맥출혈의 특징은 피가 흐르듯 나온다. 동맥은 심장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정맥은 심장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맥출혈의 경우 출혈부위에서 심장에서 가까운 쪽을 지혈해야 한다. 반대로 정맥 출혈은 출혈부위에서 심장에 먼쪽을 지혈해주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출혈부위를 직접 눌러도 괜찮다. 만약 벨트나 천이 있다면 꽉 잡아 매는 것도 좋다. 또 출혈부위가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면 피의 압력이 세지기 때문에 출혈 부위를 심장보다 위에 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할까 말까 고민된다면 '심폐소생술을 시도해라'
우리는 평소 관공서나 회사에서 CPR 교육 등을 종종 받는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을 언제 써야할지 잘 모르기도 하고, 막상 하려니 '오히려 내가 환자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닐까?' 겁이 나기도 한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해 '환자가 의식이 없고 할까 말까 고민이 될 때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의 맥박을 측정해 보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이런 것들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의식이 없고 숨을 안 쉰다는 생각이 들면 정확한 방법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