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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미래, 인간 종말?…"배우는 방식에 답이 있다" [책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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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 시리즈는 유발 하라리, 레이 커즈와일, 에이미 웹, 제이슨 솅커, 토마스 프레이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래학자 5인의 주요 저서를 중심으로, 대한민국과 세계가 직면한 정치·사회·경제·기술적 위기를 분석하고 다가올 미래를 위한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해법과 방향성을 5회에 걸쳐 탐색하고자 한다.

[대선 '더 미래' 시리즈⑤]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교육의 조건…한국의 현실은?
'기술과 인간성' · '질문하는 능력' · '자기주도 학습'


기술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교육은 더 이상 미래를 준비하는 보조 수단이 아니라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해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유발 하라리, 토마스 프레이는 서로 다른 언어로 비슷한 통찰을 제시한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특이점(Singularity)'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고 확장하며, 인간-기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존재로 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전망은 2024년 후속 저서  '특이점이 더 가까워졌다(The Singularity is Nearer)'에서도 반복된다. 커즈와일은 미래 사회에서 교육은 더 이상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 감성이 융합된 창의적 사고의 훈련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 원작과 2024년 후속 출간된 '특이점이 더 가까이 온다: AI와 우리가 합쳐질 때'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 원작과 2024년 후속 출간된 '특이점이 더 가까이 온다: AI와 우리가 합쳐질 때'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AI는 대부분의 정답을 이미 알고 있다. 인간은 이제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기존의 교육이 획일성과 복종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불확실성과 변화 속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을 길러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하라리는 '암기'가 아니라 '판단'을, '복습'이 아니라 '탐색'을 교육의 핵심 능력으로 본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저서 '에피파니 Z'에서 "지금 초등학생의 60%는 장차 오늘날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강연 '미래의 55가지 직업(55 Jobs of the Future)' 강연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주장이다.

프레이는 기존의 '직업' 개념이 해체되고 개인은 하나의 고정된 직무가 아니라 다양한 역할과 수입원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멀티 직업형 인간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그는 교육의 미래는 '속도'와 '자기주도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학교 중심의 일률적 교육에서 벗어나, 학습자가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현장 중심의 학습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토마스 프레이 '에피파니 Z'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토마스 프레이 '에피파니 Z'
그렇다면 한국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한국교육개발원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초중등 과정에서 융합교육, 문제 기반 학습, 프로젝트형 수업 등 미래 역량 중심 수업이 적용된 비율은 여전히 전체 수업의 20%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핀란드 등은 모든 교과에 창의적 문제 해결 중심 수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교사 연수와 디지털 학습 인프라 확충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교육 격차도 미래 교육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고소득층은 AI 튜터, 해외 학습 콘텐츠, 맞춤형 앱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저소득층 학생은 기기 접근성과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 불리한 출발선에 놓여 있다.

하라리는 이러한 현상을 "데이터 독점이 아니라 인지력 독점(Cognitive monopoly)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기술이 소수에게만 집중되면, 교육은 도약의 사다리가 아니라 격차의 기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스마트러닝, 메타버스 교실, AI 튜터 확대, 코딩 교육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교사 1명이 30명을 동일한 속도로 가르치는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별 학습 속도와 관심사, 역량을 반영하지 못하는 시스템 아래서는 창의성과 자기주도성을 요구하는 교육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미래교실에서 학습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미래교실에서 학습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전문가들도 21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이 같은 교육의 구조 전환에 대한 청사진이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권에 상관없이 지속될 수 있는 교육개혁 로드맵, 공공적 AI 학습 도구 개발, 계층·지역 간 디지털 격차 해소, 교사 전문성 강화 등의 정책이 국가의 미래 생존전략으로 다뤄져야 한다.

레이 커즈와일이 말한 '기술과 융합하는 인간', 유발 하라리가 강조한 '질문하는 인간', 토마스 프레이가 제시한 '스스로 학습하는 인간'—이 세 유형은 더 이상 미래 담론 속 이론이 아니다. 지식의 공급이 넘쳐나는 AI 시대, 지금 대한민국 교육은 어떤 인간을 길러낼 것인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물음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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