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닥터지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에서 우승한 최정 9단. 한국기원 제공대한민국 바둑 여자 랭킹 2위 기사가 1위를 제치고 여자 최고 기사 자리에 올랐다.
한국 바둑 여자 랭킹 2위의 최정 9단은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닥터지 여자 최고 기사 결정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랭킹 1위 김은지 9단을 눌렀다. 267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최 9단의 결승 3번기까지 종합 전적은 2승 1패다. 최정은 지난 12일 열린 1국에서 김 9단에게 패했으나, 14일 2국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최종국에서도 승리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둘은 2023·2024년에 올해까지 3년 연속 이 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다. 최 9단이 김 9단에게 1국에서 패배한 후 2연승으로 우승하는 패턴은 3년째 반복되고 있다.
최 9단은 2021년 창설된 이 대회의 초대 우승자다. 이번까지 5차례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 대회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전기 우승자도 결선이 아닌 본선부터 출전해야 하는 선수권전에서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여자 대회 사상 처음이다.
'2025 닥터지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 최종 대국 후 복기하는 최정 9단(사진 오른쪽)과 김은지 9단. 한국기원 제공
이번 결승 시리즈는 대한민국 여자 바둑 정상을 두고 랭킹 1·2위 기사간 치열한 경쟁이어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다. 10년 넘게 여자 랭킹 1위를 지켜온 최 9단과 신흥 강자로 현재 랭킹 1위인 김 9단은 올해 1월부터 한 달 간격으로 랭킹 1·2위 자리를 맞바꾸며 경쟁을 펼쳐왔다.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었던 이번 결승에서 최 9단이 승리하며 아직은 물러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 9단은 이번 대회 승리로 김 9단과의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18승 7패로 한발 더 앞서게 됐다.
최 9단은 "5연패인 줄 몰랐는데 알고 나니 더욱 뜻 깊은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특히 여자 바둑의 세대교체와 관련해 " 언젠가는 김은지 선수가 여자 바둑계를 이끌어가겠지만, 나도 최대한 버텨서 다른 후배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은 이번 대회의 시상식은 26일 열린다. 이 대회의 우승 상금은 4000만 원이고,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