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공식선거운동 이후 이날 첫 현장유세에 나섰다. 연합뉴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에서 당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김문수 대선 후보에 대한 첫 지원 유세에 나섰다.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한참 밀리는 상황에서, 보수진영이 하나로 뭉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에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 빨간색 선거운동복을 입고 나타난 한 전 대표는 "솔직히 지원 유세에 나오지 않으려 했는데 나라가 망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누구보다 앞장서 이재명 후보가 말하는 '노주성'(노쇼 주도 성장)과 (커피 원가) 120원 경제, 사법 쿠데타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개별 유세를 김 후보 지원 행보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가 가지고 올 위험한 세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 뭐가 있느냐"며
"우리 국민의힘이 내는 후보가 당선되는 길뿐"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김 후보와 마지막까지 경쟁하면서 큰 생각 차이가 있는 부분이 본질적으로 있다. 그러니 제가 여러 차례 '몇 가지를 바꿔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면서도 "그게 바뀌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가만히 뒤에 있기엔 상황이 너무 절박해서 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다만 김 후보와 합동유세에 나설 계획이 있는지 여부에 관해선 "오히려 제가 함께 하는 것보다는 김 후보가 안 가는 곳에서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우리의 승리, 이재명의 위험한 세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당 중앙선대위에서 직함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앞서 김 후보는 전당대회 직후 한 전 대표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한 바 있다.
한 전 대표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저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려고 유튜브·SNS를 통해 노력하고 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분과 현장에서 만나고 있다"고 선대위 합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진짜 선거 운동은 이기는 것"이라며 "저는 이재명의 세상을 막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을 올릴 복안에 대해서는 "계엄과 탄핵에 대한 과감한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과감하고 선제적인 단절, 절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극우 유튜버와 자유통일당 등 '아스팔트 우파'와의 선 긋기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말씀드린 3가지 승리 원칙이 유세 참여 조건은 아니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선 꼭 필요하다"며
"빅텐트 연합을 위해 선행되지 않으면 그 빅텐트는 '친윤 자통당 빅텐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한 전 대표의 유세 현장에는 수많은 지지자들이 몰려, 일행이 걷기 힘들 정도로 혼잡이 빚어졌다. 붉은 마스크와 머리띠를 두른 지지자들은 빨간 풍선을 들고 한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고, 한 전 대표는 "고맙습니다" 등의 인사를 건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