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훈련 중인 중국 J-10 전투기. 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최근 인도와 파키스탄간 무력 충돌 과정에서 중국산 전투기 'J-10C'이 프랑스산 최신예 전투기 '라팔'을 격추시켜 화제가 된 가운데 중국 관영방송이 J-10 개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등 중국 측이 J-10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중앙(CC)TV 4채널은 21일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에 다큐멘터리 'J-10의 전설'을 방송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1982년부터 J(젠) 전투기 개발을 이끈 국유기업 중국항공공업그룹(AVIC) 산하 청두비행기설계연구소의 J-10 개발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CCTV는 지난 17일에는 관련 보도를 통해 J-10C의 수출형인 J-10CE가 공중전에서 아무런 손실 없이 여러 대 전투기를 한 번에 격추하는 첫 실전 성과를 올렸다면서 J-10이 체계적 협동작전, 다중 표적 공격, 다중 모드 지상 정밀 타격 등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연일 J-10 관련 보도를 내놓으며 홍보에 동참하고 있다. 이 매체는 22일 전문가 인터뷰를 토대로 J-10 전투기로 대표되는 중국의 최첨단 장비가 중국 방위산업 역량은 물론 세계 방위산업 지형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 최대 해양·항공 방산 전시회 '리마(LIMA) 2025'에서 J-10이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인도 정부로부터 인도-파키스탄 분쟁과 관련한 허위 사실 유포를 이유로 엑스(X) 계정이 차단된 바 있다.
앞서,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7일 카슈미르 인근 접경 지역에서 자국 공군 소속 J-10C 전투기가 인도 공군 소속 라팔 전투기 3대를 포함해 5대의 인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프랑스와 미국 측에 의해 최소 1대 이상의 라팔 전투기가 실제 격추된 사실이 확인됐다.
인도는 지난 2016년 88억달러를 투입해 프랑스 다소사가 개발한 4.5세대 세미스텔스 전투기 라팔 36대를 들여왔다. 파키스탄은 지난 2022년 J-10C 36대를 주문해 순차적으로 인도받고 있다. J-10C의 대당 평균 가격은 6500만달러(약 910억원)로 라팔의 1/3 가격도 안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라팔은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기인 F-22와의 모의전투에서도 여러차례 무승부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전투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다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리비아 등 수차례 실전에서 전투력을 입증한 만큼 인도는 물론 이집트, 카타르, 그리스, 인도네시아 등이 라팔을 도입했다.
반면, 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J-10C를 도입한 국가는 대표적인 친중국가인 파키스탄이 유일하다. 2017년 첫 등장 이후 성능을 가늠할 실전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여기다 중국의 무기 체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고, 중국산 무기는 '싸구려'라는 선입견도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에 J-10C가 처음 실전 배치돼 라팔을 격추시킨 사실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J-10C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서방진영의 무기 구입에 제한이 걸려있는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 국가 등이 J-10C 구매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