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익병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 연합뉴스6·3 대통령 선거가 2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개혁신당은 '함익병 리스크'라는 숙제를 떠안았다. 유명 피부과 전문의인 함익병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이어 룸살롱 발언 논란까지 연이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함 위원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맡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에선 지귀연 판사가 룸살롱에서 접대받았다고 하는데, 제 나이 또래면 룸살롱 안 가본 사람이 없다고 본다"며 "성직자 빼고 대한민국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어떻게든 다 가본다. 안 갔다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 드물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 부장판사에 대한 '술 접대'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9일에는 관련 유흥업소로 추정되는 내부 사진과 지 부장판사가 지인 두 명과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 등을 공개했다.
함 위원장은 "제왕 등극을 앞둔 민주당에서 막강한 의회 권력을 갖고 사법부를 핍박하는데, 법원 행정처에서 조사를 안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 사진은 룸살롱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어떤 프레임을 갖고 가기 위해서 그런 사진을 공개했는지 모르겠는데 잘못됐다. 나중에 선거판에서 역풍이 불 수도 있는 억지 주장"이라고 말했다.
함 위원장의 발언은 곧바로 거센 역풍을 불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성접대 문화를 정당화했다", "성별과 나이에 따른 편견을 만들었다", "책임감이 없는 발언이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황희두 게임특위 위원장은 "지귀연 옹호를 가장한 룸살롱 자백"이라며 "함 위원장의 망언이 터지며 과거 발언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개혁신당 정체성에 딱 맞는 인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받아쳤다.
논란이 들끓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직접 수습에 나섰다. 그는 22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용현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귀연 부장판사의 일탈행위를 넘어서 지적할 부분이 있으면 우리도 지적하겠다는 취지로 보이고, 지적할 행위에 대한 내용을 빨리 공개하란 취지"라고 해명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대위원장도 한국일보 유튜브 '이슈전파사'에서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본인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 부적절하다"며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빨리 소통해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함 위원장의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준석 후보 지지율 관련 주제가 나오자, 당내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해 선거법 위반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함 위원장은 이 후보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21일 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 공표금지 위반 혐의로 함 위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공직선거법 108조는 정당 또는 후보자가 실시한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선거 투표 마감 시각까지 공표 또는 보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제임스 김 암참 회장과의 대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일각에서는 함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가 개혁신당에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후보의 지지율에는 큰 타격이 없을 거란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함 위원장이) 무슨 의도로 지귀연 판사를 옹호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실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이준석 후보에게 불리한 건 분명하지만 지지율에 타격을 줄 만큼 영향이 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양당 구조 속에서 이준석 후보의 존재 가치를 위해 박수를 보내는 거다. 함 위원장 때문에 이준석 후보를 안 찍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