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황진환 기자6·3 조기 대선을 앞둔 27일 보수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가 무산돼 삼자 대결로 굳어지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비공개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를 향해 "과거 일에 대해서는 저희가 사과하고 당의 잘못된 판단이며 우리 당이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 후보가) 과거 일을 말하면서 자꾸 감정을 얘기하는데, 정치인이고 지도자라면 개인적 감정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나도 당시 최고위원이었고 이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나도 피해자다. 하지만 난 한 번도 억울하다, 피해자다 말한 적이 없다"며 "정치인이라면, 특히 지도자라면 대한민국을 살리고 독재를 막는다는 대의 명분에서 개인적 감정 같은 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과거 이 후보가 당에서 쫓겨날 당시 김 비대위원장은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으로 불릴 만큼 지도부 중 유일한 '이준석 편'이었다. 이후 이 후보는 탈당하고 김 비대위원장은 잔류하면서 행보가 갈렸지만, 친분은 계속 이어졌다. 최근 각당의 대표와 대선 후보로 만났는데, 단일화가 진척 없이 무산되는 분위기로 흐르자 작심 비판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며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를 재차 거절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국민의힘 주류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준석에게 당을 나가라고 등을 떠밀었고, 대표직에서 잘라내기 위해 더러운 술수를 썼다"고 과거를 언급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에서 '당과 대통령의 관계 정상화'와 '당내 계파 불용'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의결했다.
여기엔 '대통령은 당내 선거·공천, 인사 등 주요 당무에 관한 개입을 금지한다'는 조항과 '대통령을 포함해 특정인이 중심이 되거나 특정 세력이 주축이 돼 당내 민주주의와 당원의 자율성 및 자율 경쟁을 훼손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오는 28일 상임전국위와 31일 전국위를 연달아 열고 개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