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8일 경남 창원시 상남동 분수광장 앞에서 유세에 앞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창원=이은지 기자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6·3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텃밭'인 PK(부산·경남)를 찾아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경남 창원 소재 국립 3·15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김 후보는 1960년 이승만 정부의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가했다가 숨져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고(故) 김주열 열사의 묘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구두를 벗고 큰 절을 올린 뒤 묘비를 가만히 쓰다듬는 모습도 보였다.
묘지 방명록에
"김주열 민주열사 민주주의를 지켜주소서. 2025. 5. 28. 김 문 수"라고 적은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정선거에 항거한 3·15 마산 의거는 한국 현대사 최초의 민주화운동으로 항쟁 과정에서 12명이 숨지고 250여 명이 경찰이 쏜 총탄에 맞거나 체포 구금되어 모진 고문을 당했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는 "당시 고등학교 1학년 김주열 군은 행방불명되었다가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처참한 모습으로 마산 중앙부두에서 떠올라 시민들의 격분을 불러일으켰다"며 "오늘 저는 그 김주열 열사 묘 앞에서 큰 절을 올리며 그의 고귀한 항거에 경의를 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김문수는 거듭 다짐한다"며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 자유와 민주가 강물처럼 넘치는 대한민국을 반드시 일궈 내겠다"고 강조했다.
참배 현장에서는 김 열사의 마산상고 후배를 자처한 한 남성이 난입하더니 김 후보를 향해 "이번에 꼭 대통령이 돼서 우리의 명예를 회복해 달라"고 고성을 지르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작업복에 헬멧 차림인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의 사전 투표를 독려하며 기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창원=이은지 기자김 후보는 연이어 찾은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도 김주열 열사를 소환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 수호세력'과 '방탄입법 다수당' 간의 대결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우기 위함이다. 전날 마지막 TV토론의 연장선상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집권할 경우 의회에 더해 사법·행정까지 견제 없는 '독재 정부'가 탄생할 거라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실제 투표용지를 확대한 모형에 '기호 2번 김문수'를 찍는 '기표 퍼포먼스'도 벌였다. 김 후보는 "우리 김주열 열사는 16살의 어린 나이에 돌아가 버리셨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공짜로 된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민주화운동을 새롭게 시작하자며, "대한민국이 민주당 이재명의 '방탄 괴물 독재'로 가지 않도록 민주주의를 굳건히 세워 달라. 그러려면 투표해야 된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 날 시작되는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했다. 김 후보는 "6월 3일도 찍고, 출장 가거나 하는 분들은 내일 사전투표 하셔야 된다. 저도 사전투표 할 것"이라며
"감시 철저히 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투표하시고, 부정이 있다고 하면 신고하라. 언제든지 신고하면 달려가서 적발하고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작업복과 헬멧을 건네받아 착용한 채 '창원 맞춤형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계엄·탄핵 정국에 대해 재차 사과하며 민심을 먼저 달래기도 했다.
그는 본격적인 연설에 앞서 "앞으로 절대 계엄 같은 거, 저는 안 한다고 약속드렸죠"라며 "탄핵도 절대 없도록 하겠다. 그리고 우리 경제가 발전될 수 있도록, 일자리가 많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갖고 인사드리겠다"고 외쳤다. 지지자들을 향해 90도로 큰 절도 했다.
또한 "청계천, 미싱하는 봉제공장도 다니고 한일도루코를 5년 다니며 노조위원장도 했다"며 산단 노동자들과의 접점을 부각하면서도 경기도지사 시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평택에 유치했던 경험 등을 거듭 강조했다. 지역 산업을 부흥시킬 후보는 자신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창원에 본거지를 둔 기업들을 거론하며
"이 창원을 만든 분이 누군가. 박정희 대통령"이라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호명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이렇게 좋은 국가산단을 잘 만들고, 창원대부터 시작해 도청 등 모든 게 완비됐을 정도로 미래를 내다보고 일체화된 복합 신도시를 만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성과를 추켜세웠다.
아울러
김 후보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광역급행철도(GTX) 확대와 맞물려 창원을 인근 도시들과 한 권역으로 묶는 '메가시티'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울산 등에서 여기까지 30분 내로 왔다갔다하면 이 도시 자체가 하나의 도시"라며 "김문수는 말만이 아니라 경험이 있다. 큰 도시를 개발하면서도 부정부패, 비리로 수사 받은 적도 없다"고 이재명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과 경남 양산, 경북 경산과 영천, 대구 등을 잇따라 훑으며 TK·PK 표심을 다진다.
국민의힘 김문수(제일 앞)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기표 도장 모형을 들고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대형 투표용지에 투표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