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P-3 해상 초계기. 연합뉴스지난 29일 훈련비행 중 추락한 해군 P-3CK 해상초계기의 음성녹음저장장치가 수거된데 이어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해군은 30일 포항기지에 설치된 CCTV에 녹화된 사고기의 비행 영상을 유족들의 동의 하에 언론에 배포했다.
영상은 사고기가 이착륙 훈련(Touch and Go: 활주로 접촉 후 재상승)하는 모습을 2개의 각도에서 담았다.
이에 따르면 사고기는 활주로 접촉 후 재상승한 뒤 오른 쪽으로 선회했고, 그로부터 불과 7~8초 만에 야산에 추락하며 지면에 충돌했다.
선회한 지 1~2초 만에 동체가 90도 옆으로 기운 점으로 미뤄 어떤 이유에선지 감당 불가 수준의 급선회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기체는 급격히 양력을 잃고 속도가 줄었고 기수를 땅쪽으로 한 채 수직하강했다. 지면 충돌 1~2초 전에는 잠깐 자세를 바로 잡는 듯 했지만 곧 화면에서 사라졌다.
해군 초계기 추락 현장. 김대기 기자CCTV로도 확인됐듯 이륙(활주로 접촉 후 재상승) 직후의 낮은 고도와 급격한 실속으로 인해 승무원들이 탈출할 기회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고기에는 낙하산 15개가 비치돼있었지만 최소 3000피트 이상에서나 후문을 통한 탈출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에는 고 박진우 소령(정조종사), 고 이태훈 대위(부조종사), 고 윤동규 중사(전술사), 고 강신원 중사(전술사) 등 4명이 타고 있었다.
해군은 순직 전우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와 국민들께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해군은 이들에 대한 순직 처리를 결정하고 국방부에는 일계급 추서 진급을 건의했다.
한편 해군은 이날 오전 기내 음성녹음저장장치를 사고 현장에서 수거해 분석에 나섰다.
다만 음성녹음장치는 통상 '블랙박스'로 알려진 비행정보저장장치(FDR)에 비해 외부 충격에 취약한 편이어서 기록이 소실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고기에 FDR은 장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