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경천 일대에서 차집관로 사업이 진행되는 모습. 임성민 기자본격적인 장마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충북에서도 여전히 수해 정비나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오전 11시쯤 찾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석남·가경천 일대.
이곳은 2017년과 2023년 집중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과 골목길이 침수되는 등 그야말로 물바다가 됐던 곳이다.
현장에서는 집중 호우에 대비해 낡고 손상된 관로를 교체하는 사업이 한창인데, 2년이 넘도록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공사로 하천 물길이 좁아진 데다 여기저기 쌓아 놓은 흙더미와 자갈이 유출되면서 폭우 때 물줄기를 막으면 하천 범람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또다시 시공사 측이 장마철을 이유로 다음 달부터 8월 말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복대동에서 30년을 거주했다는 박모(79·여)씨는 "공사가 꽤 오래 진행된 것 같은데 아직도 마무리 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비가 내리면서 하천물이 불어나 도로나 아파트로 범람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가경천 차닙관로 사업지가 아직 정리되지 않아 폭우가 내리면 수해 피해가 예상된다. 임성민 기자인근 반지하에 거주한다는 김모(61)씨도 "예전에 침수 피해로 3500만 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며 "이번에도 빗물이 집에 들어오면 살림은 두고 집문서와 같은 중요 서류만 챙겨 피신할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두려움을 토로했다.
2023년 7월 많은 비로 괴산댐이 넘치면서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됐던 괴산군 불정면 하문리 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금은 마을 길이 정비되고 집 정리도 마무리됐지만 당시 폭우로 훼손된 조곡교는 복구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안광석 이장은 "정확한 피해액을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시 피해가 컸다"며 "이곳 마을은 제방으로 둘러 쌓인 곳이라 이번에도 둑이 터지거나 월류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충청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재해복구 대상지 494개소 중 아직 복구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곳은 모두 41개소에 달한다.
특히 미비된 사업지의 경우 대다수가 사업비가 100억 이상의 대규모 복구 사업지여서 대형 피해 우려까지 낳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사업 설계나 관계 기관 협의 등 계획을 검토하다 보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며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