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국제도서전 전경. 연합뉴스국내 최대 책 축제인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다. 올해 도서전은 '믿을 구석(The Last Resort)'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불확실한 시대에 책이 줄 수 있는 위안과 해법을 모색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한국을 포함해 17개국에서 530여 개 출판사 및 관련 단체가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해외 참가국 중에서는 독일, 영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16개국 100여 개 출판사와 기관이 국제관 부스를 운영한다.
주빈국은 대만으로, 천쉐·천쓰홍·양솽쯔 등 대만의 주요 작가 23명이 방한해 강연과 북토크 등을 진행한다. 이들은 '대만 감성(臺灣感性)'이라는 주제 아래 문학·예술·생활·음식 등을 통해 자국 문화를 소개한다.
평산책방을 운영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찬욱 영화감독. 연합뉴스·왓챠 제공문재인·박찬욱·이세돌까지…화려한 라인업
도서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박찬욱 감독, 이세돌 9단,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문화·정치·법조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끈다.
문 전 대통령은 18~19일 '평산책방' 부스를 운영하며 독자들과 교류하고, 개막일 오후 5시 열리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에서 축사를 맡는다.
박찬욱 감독은 20일 문학평론가 신형철과 함께 '작가와의 만남' 무대에 올라 창작의 영감이 된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유명한 이세돌은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와 함께 'AI 시대의 삶과 선택'이라는 주제로 북토크를 연다.
소설가 김애란·윤성희, 그림책 작가 백희나, '밤새들의 도시'의 김주혜, '아이들의 집'의 정보라 작가, 김금희·김초엽·한유주·천선란 등 주요 문인들도 북토크·강연·사인회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연합뉴스'입장권 매진' 속 아쉬움…사유화 논란도 여전
관심이 뜨거운 만큼 입장권은 개막 일주일 전인 12일 조기 매진됐다. 주최 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사전 공지에도 불구하고 현장 판매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문하는 관람객이 있을 수 있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입장은 얼리버드 티켓 구매자와 무료입장 대상자(미취학 아동, 장애인, 국가유공자, 만 65세 이상)에 한정되며, 등록 데스크는 혼잡을 막기 위해 예년 대비 2배로 확대됐다. 출협은 "행사의 안전과 수용 인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서전 사유화' 논란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서울국제도서전'이 올해부터 출협과 공동 주최를 맡으면서, 일부 출판단체는 지분 구조의 불투명성과 비민주적 운영을 비판하고 있다.
현재 도서전 운영 주체인 법인의 지분은 대한출판문화협회, ㈜사회평론, ㈜노원문고가 각각 30%씩 보유하고 있다. 비판 단체인 '독서생태계 공공성 연대'는 도서전 개막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책은 결국 사람과 연결된다'
이번 도서전은 강연, 세미나, 북토크, 주제전시, 신간 발표 프로그램 등으로 풍성하게 꾸며진다. 도서관·서점·출판사 등 다양한 단체가 북마켓을 운영하며 독자들과 호흡하고, 작가 추천 도서 170여 권, 독자 추천 도서 230여 권이 전시된다.
도서전 신간 발표 프로그램인 '여름, 첫 책'에서는 SF, 철학, 에세이,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신간 10종이 소개된다. 박정민 배우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 '무제'도 청각책 프로젝트 '첫 여름, 완주'를 선보이며 도서전 데뷔에 나선다.
책과 사람, 예술과 기술, 글과 사회가 맞물리는 이 행사는, 시대의 혼란 속에서도 책이 남겨주는 믿음의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