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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삶이 일치하는" 작가 정길영의 소통법…'가까이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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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정길영 기획전, '흙의 속삭임, 도자의 이야기'
갤러리윤, 7월 1일까지
"작가가 움직여야 작가지", "정말 더 가까이 가까이 가려고 노력"
"대중과의 소통 위해 생활자기도 제작"

 정길영,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1260℃ 환원소성(還元燒成, 가마 속에 산소를 차단해 굽는 기법), , 68x96cm, 2025. 곽인숙 기자정길영,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1260℃ 환원소성(還元燒成, 가마 속에 산소를 차단해 굽는 기법), , 68x96cm, 2025. 곽인숙 기자
"옛날에는 나는 참 '심각한' 미술을 했거든요. 설치 미술하고 그냥 '똥 사놔도 예술이다'하고 그런 시절이 젊었을 때 있었는데 시대가 자꾸 바뀌니까 내 생각도 바뀌고, 가치관도 바뀌고, 여러 가지로 바뀌잖아요. 그래서 나는 행복해야 되고 즐거워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그리고 작가와 소통이 (중요하니) 정말 더 가까이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죠."

회화와 도예, 설치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손으로 생각하는' 예술 세계를 펼쳐온 정길영(62) 작가가 인사동에서 전시를 가진다.

2025년 정길영 기획전, '흙의 속삭임, 도자의 이야기'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윤(대표:윤용철)에서 7월 1일까지 열린다.

정길영,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1260℃ 환원소성(還元燒成, 가마 속에 산소를 차단해 굽는 기법), , 55x136cm, 2025. 곽인숙 기자정길영,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1260℃ 환원소성(還元燒成, 가마 속에 산소를 차단해 굽는 기법), , 55x136cm, 2025. 곽인숙 기자
서양화를 전공한 정 작가는 회화와 조형, 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로 주목받아온 작가다.

지난 2003년 점토의 가소성(可塑性)과 가마에 굽는 소성(燒成)의 매력에 이끌려 본격적인 도예의 길에 들어선 그는 경기도 이천과 개도 도자기를 물고다닌다는, 중국 도자의 메카로 불리는 징더전(景德鎭)을 오가며 전통 기법과 회화를 결합한 실험적 작업으로 독창적인 도자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치아와 눈만 간단히 형상화한 인물들과 긴 다리와 부리를 가지고 몸판에  'BIRD'라고 큼지막하게 써 있는 새도 등장한다. 곽인숙 기자치아와 눈만 간단히 형상화한 인물들과 긴 다리와 부리를 가지고 몸판에 'BIRD'라고 큼지막하게 써 있는 새도 등장한다. 곽인숙 기자

도자 위에 그린 일기 – 도예를 회화로 '재해석'하다

정 작가는 도자기를 단순한 그릇이 아닌 '감정과 이야기를 담는 회화적 캔버스'로 확장시켰다. 접시, 찻잔, 조형 오브제 위에 그려진 그의 드로잉은 삶의 조각이며, 유쾌하고 해학적이다.

"같이 가", "go happy" 등의 문구와 치아와 눈만 간단히 형상화한 인물들과 긴 다리와 부리를 가지고 몸판에  'BIRD'라고 큼지막하게 써 있는 새도 등장한다.

정길영,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1260℃ 환원소성(還元燒成, 가마 속에 산소를 차단해 굽는 기법), , 68x103cm, 2025. 곽인숙 기자정길영,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1260℃ 환원소성(還元燒成, 가마 속에 산소를 차단해 굽는 기법), , 68x103cm, 2025. 곽인숙 기자
연두색 사과를 들고 있는 파란빛 양복을 걸친 고흐도 등장한다. 그의 작품은 건축가 윤석민 윤 공간 대표와의 콜라보를 통해 건축물의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연두색 사과를 들고 있는 파란빛 양복을 걸친 고흐도 등장한다. 그의 작품은 건축가 윤석민 윤 공간 대표와의 콜라보를 통해 건축물의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곽인숙 기자연두색 사과를 들고 있는 파란빛 양복을 걸친 고흐도 등장한다. 그의 작품은 건축가 윤석민 윤 공간 대표와의 콜라보를 통해 건축물의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곽인숙 기자
코로나 팬더믹 이후 작업실이 있는 중국 징더전을 가지 못해 세라믹 작업 대신 3, 4년 동안 거의 그림만 그렸다는 그는 "작가가 움직여야 작가지"라며 제주에 '정길영그림카페'라는 거대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코로나 팬더믹 이후 작업실이 있는 중국 징더전을 가지 못해 세라믹 작업 대신 3, 4년 동안 거의 그림만 그렸다는 그는 "작가가 움직여야 작가지"라며 제주의 정길영그림카페라는 거대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윤석민 윤 공간 대표 제공코로나 팬더믹 이후 작업실이 있는 중국 징더전을 가지 못해 세라믹 작업 대신 3, 4년 동안 거의 그림만 그렸다는 그는 "작가가 움직여야 작가지"라며 제주의 정길영그림카페라는 거대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윤석민 윤 공간 대표 제공
이번에 선보인 세라믹 제품은 거의 4년 만에 제작했다. 지난 6개월간 제작한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언뜻 보면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의 연작 11점의 제목은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발달장애 어린이가 그린 밑그림 위에 정길영의 작품이 더해졌다.

언뜻 보면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의 연작 11점의 제목은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발달장애 어린이가 그린 밑그림 위에 정길영의 작품이 더해졌다. 곽인숙 기자언뜻 보면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의 연작 11점의 제목은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Another time, Another place)'. 발달장애 어린이가 그린 밑그림 위에 정길영의 작품이 더해졌다. 곽인숙 기자
정길영다운 자유로움이 표현되어 있는 접시와 컵, 커피 드리퍼 등 생활자기도 눈에 띈다.

 "나는 생활자기를 하는 이유가 사실 그림값이 너무 비싸거든. 일반인이 접근하기가 힘들죠. 이제는 뭐 작품을 꼭 벽에 건다는 의미보다는 쓰고, 그래서 생활자기도 이제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지만 못했는데 그 갈증이 이번에 좀 많이 풀린 거예요."

정길영의 작품을 5만원에서 30만원 사이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선보인 생활자기는 매력적인 소장품이다.

정길영의 작품을 5만원에서 30만원 사이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선보인 생활자기는 매력적인 소장품이다. 곽인숙 기자정길영의 작품을 5만원에서 30만원 사이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선보인 생활자기는 매력적인 소장품이다. 곽인숙 기자
작품 하나 하나 유쾌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철학적이고 서정적인 내면을 담는다.

일상 속 이야기가 그림이 되고, 도예는 회화와 입체, 설치의 경계를 넘는다.

예술의 거리 인사동에서의 전시도 그에게는 의미깊다.

 "제가 대학 다닐 때도 아버지한테 책 산다고 돈 받아가지고 몰래 인사동에도 놀러 오고 했죠. 그래서 아주 역사 깊은 동네예요. 내 개인적인 역사 속에도 인사동이라는 건 아주 내게 큰 의미가 있는데 여기 대표님은 인사동 터줏대감이시잖아요. 그래서 이 공간은 내게 특별한 공간이죠."

국내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다 돌연히 도예에 빠져 중국으로 떠났다가 코로나 이후 다시 국내에 와서도 쉴새없이 손을 움직이며, 생각을 펼치며, 회화의 조형의 경계를 넘어서는 작품 활동을 계속하는 정길영.

그를 오래 지켜봐온 한 미술계 관계자는 "정 작가는 삶과 작품이 일치하는 '찐' 예술가"라고 극찬했다.

정길영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일본 다가와 시립미술관, 인도 뉴델리 현대미술관, 베이징 송주앙 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으며, 그의 다양한 매체 실험과 유연하고 실험적인 미학은 국제 무대에서도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2025년 정길영 기획전, '흙의 속삭임, 도자의 이야기'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윤(대표:윤용철)에서 7월 1일까지 열린다. 곽인숙 기자2025년 정길영 기획전, '흙의 속삭임, 도자의 이야기'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윤(대표:윤용철)에서 7월 1일까지 열린다. 곽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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