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하자 국민의힘이 중국과 러시아를 언급하며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우려했던 대로 정부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눈치를 벌써 심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대응은 이름만 실용외교일 뿐 우리 국익을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한다고 밝히며 "여러가지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대부분이 통과하는 핵심적인 해상 요충지로 실제로 봉쇄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면 우리 국민들이 체감할 타격은 훨씬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중동발 리스크가 우리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중동 사태로 인한 안보·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제 공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계기였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중국과 러시아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불참으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약한 고리로 인식돼 도리어 중국과 러시아의 강압외교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토 등으로부터는 한국의 새 정부가 동맹과 파트너보다 중국, 러시아 및 북한과의 관계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건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 우리나라 4개국(IP4)이 참석하는데 다른 나라는 트럼프와 회동하는데 우리나라가 빠지면 국제사회에 주는 메시지 심대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이란 사태 관련 긴급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과의 관계, 중동 관계를 풀어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거나, "오히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동맹국과의 연대, 우리의 의지, 안보관 등을 종합적으로 말하는 게 나았다는 분석도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