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경기도 안산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다. 사진은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의 경기 모습.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이 연고지를 이전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연맹 사무국에서 남녀부 14개 구단이 참석한 이사회를 열고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은 경기도 안산시를 떠나 부산시를 새 연고지로 삼는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창단해 줄곧 안산을 연고지로 활동해왔다. 2014-2015, 2015-2016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던 OK저축은행은 2023-24시즌에는 챔프전 준우승을 거두는 등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준우승을 이끈 최고 외인 레오와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지난 시즌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구단 첫 외국인 사령탑인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최하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이후 OK저축은행은 신영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등 반등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신 감독은 수석 코치에 김재현 전 우리 카드 수석 코치를 선임하며 구단 재편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OK저축은행은 연고지 이전으로 새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OK저축은행은 2025-2026시즌부터 4000석 규모의 부산 강서체육공원 체육관을 홈으로 사용한다.
연고지 이전은 부산광역시의 적극적인 구애와 OK저축은행의 과감한 선택으로 이뤄졌다.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를 옮긴 프로농구 kt의 경우처럼 프로 구단들이 수도권을 선호하는 추세에서 OK저축은행은 반대로 수도권을 떠나 지방으로 이전했다.
OK저축은행 권철근 단장이 24일 한국배구연맹 사무국에서 연고지 이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에 따라 부산은 야구(롯데), 축구(아이파크), 농구(KCC, BNK)에 이어 배구까지 4대 프로 스포츠 구단을 모두 품게 됐다. kt의 수원 이전 이후 KCC는 전북 전주에서 부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부산은 탄탄한 배구 저변을 자랑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등 13개의 배구부에 약 200개의 동호인 팀이 활동 중이다. 아시아의 거포 강만수를 비롯해 김호철, 신치용 등 명장과 문성민, 곽승석, 장소연, 양효진, 박정아 등 스타를 배출한 도시다.
OK저축은행 권철근 단장은 "남자 배구는 대전 이남으로 팀이 없는데 부산은 엘리트 학생 체육팀만 13개에, 등록된 생활 체육 배구인만 1700명 수준으로 전국 동호인의 4분의 1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프로배구도 자생력을 높이려면 더 큰 시장이 필요하다"면서 "인구나 지역의 기업, 관중 수용 인원을 보면 부산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안산시민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권 단장은 "안산은 시장부터 모두 '우리 품에서 잘 컸으니, 가서 더 성장했으면 한다'고 덕담해줬다"면서 "안산 팬들이 팬심을 유지하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