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강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여가부를 상대로 이른바 '예산 갑질'을 했다는 정황까지 확인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영애 전 여가부장관의 폭로와 관련해 "강 후보자가 초선 의원 시절 지역구 민원이 안 풀린다며, 여가부 운영 경비 수억 원을 '징벌적 삭감'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여가부장관을 역임했던 정 전 장관은 지인들에게 장관 재임 시절 강 후보자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강 후보자가 본인 지역구에 해바라기센터 설치를 요청했지만 조건에 안 맞아 어렵다고 하자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은가"라며 화를 내고 여가부 예산 일부를 삭감했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지인들에게 "결국 강선우 의원실에 가서 사과하고 한 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며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지인들에게 토로했다고 한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준비한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은 민주당 지도부가 강 후보자 엄호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갑질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라고 했고, 문진석 원내수석은 '알코올 중독자를 임명한 링컨의 결단'에 비유했다"며 "보좌진에게 집 쓰레기를 버리게 하고 변기를 수리하게 한 것이 '주관적 문제'라는 원내지도부의 수준이 처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출범 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은 민심 이반의 명확한 신호"라며 "정부·여당은 더 이상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 상식에 도전하지 말고 강 후보자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