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엄상백이 23일 두산과 원정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프로야구 한화의 거침 없는 연승 행진이 마무리됐다. 전반기 12연승에 이어 후반기 10연승을 달렸지만 잠시 숨을 고르게 됐다.
한화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2 대 13 대패를 안았다. 지난 4일 키움과 고척 원정부터 달린 연승이 10경기에서 멈췄다.
전날 한화는 두산을 2 대 1로 누르고 40년 만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단일 시즌 2번의 10연승이다. 한화는 지난 4월 26일 kt와 대전 홈 경기부터 5월 11일 키움과 고척 원정까지 12연승을 달린 바 있다. 한 시즌 2번의 10연승은 1985년 삼성(13연승, 11연승) 이후 역대 2번째다.
하지만 이날 뜨거운 기세가 일단 식었다. 절대 1강으로 군림했던 한화의 유일한 약점인 5선발이 걸림돌이었다. 한화는 에이스 코디 폰세(12승), 라이언 와이스(10승) 외인 최강 원투 펀치에 전날 8승째를 거둔 문동주, 류현진(6승)까지 최강 선발진을 자랑하지만 5선발이 문제였다.
당초 한화는 시즌 전 kt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우완 엄상백을 4년 최대 78억 원을 주고 영입했다. 그러나 엄상백은 15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ERA) 6.33으로 부진했다. 동시에 kt에서 4년 50억 원에 이적해온 유격수 심우준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날 쐐기 1점 홈런을 날리며 근근히 존재감을 드러내고는 있다.
23일 선발 등판한 황준서가 투구하는 모습. 한화 이글스
이에 5선발을 꿰찬 좌완 황준서가 대체자로 떠올랐다. 올 시즌 10경기 1승 3패에 그쳤지만 ERA 3.15로 나름 선전했다.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도 "황준서가 요즘 리듬이 좋다"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다가 상황에 따라 불펜을 올리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준서는 그러나 이날 무너졌다. 1회만 제이크 케이브에 2점 홈런, 양의지와 박준순에 1점 홈런을 맞고 4실점하며 강판했다.
공교롭게도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엄상백. 그러나 마찬가지였다. 엄상백은 2, 3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4회말 이유찬에 2점, 케이브에 1점 홈런을 내주는 등 6실점하며 사실상 경기를 내줬다. 2⅔이닝 2탈삼진 7피안타(2홈런) 6실점의 충격적인 기록이었다.
타선도 이날은 두산 신인 우완 선발 최민석에 5회까지 삼진 7개를 당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0 대 12로 뒤진 7회초 이도윤이 1점 홈런을 날리며 간신히 첫 득점했고, 9회초 2사 1루에서 나온 김태연의 2루타로 2점째를 냈지만 거기까지였다.
56승 34패 2무가 된 한화는 2위 LG(52승 39패 2무)와 승차가 4.5경기로 줄었다. LG는 이날 KIA와 광주 원정에서 연장 끝에 6 대 5로 이겼다.
한화는 무서운 기세를 이어온 만큼 쉼표가 필요하긴 했다. 그러나 올해 유일한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라 아쉬움과 숙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