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과 기뻐하는 손흥민. 연합뉴스미국프로축구(MLS)에 입성한 손흥민 신드롬(syndrome)이 심상치 않다. 로스앤젤레스(LA)FC 에 합류한 이후 아직 홈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그의 유니폼은 품절이다. 경기장 입장권 가격은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EPL 득점왕 출신인 손흥민의 월드 클래스급 경기력에 매료된 현지 팬들의 반응이 예상 보다 훨씬 뜨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흥민은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듯 이적 2경기 만에 도움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LAFC는 손흥민 가세 후 1승 1무를 올리며 서부 콘퍼런스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손흥민 신드롬은 '유니폼 판매량'에서 두드러진다. LAFC 존 소링턴 단장은 최근 영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유니폼은 (영입 후) 한 주 동안 전 세계 모든 종목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판매됐다"고 전했다.
손흥민 유니폼의 구체적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존 소링턴 단장의 말은 MLS에 먼저 둥지를 튼 리오넬 메시(마이애미)는 물론,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미국프로야구(MLB), 미국프로농구(NBA), 북미프로풋볼(NFL) 슈퍼스타들 이상으로 유니폼을 팔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선수가 착용하는 '어센틱 저지' 기준으로 195달러(27만원)에 파는 손흥민 유니폼은 현재 사실상 '매진' 상태다. LAFC 홈페이지의 온라인숍을 보면 손흥민 이름과 등번호가 마킹된 유니폼은 '9월 13일까지는 발송하겠다'는 설명이 붙은 채 별도 주문을 받고 있다.
손흥민의 LAFC 유니폼. 연합뉴스
LAFC 홈 경기장 입장권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손흥민의 홈 데뷔전인 다음달 1일(한국시간) 경기 티켓은 서포터석과 2층 코너 부근 등 가장 저렴한 곳이 20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손흥민이 오기 전에는 50~60달러 선이던 가격이 3~4배 폭등한 셈이다. 손흥민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본부석 쪽 1층 좌석은 대부분 500~800달러 선에 팔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야가 좋은 좌석은 무려 5265달러(731만원)에 거래된다.
'손흥민 신드롬'에 LA 관광청도 특수 효과를 기대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축구 인기가 손흥민 영입을 기점으로 폭발할 조짐을 보이자 LA 관광청은 '글로벌 축구 관광 도시'를 만들어 보겠다며 집중 홍보에 나섰다. LA 애덤 버크 관광청장은 "손흥민의 합류는 스포츠 팬뿐 아니라 한인 사회와 전 세계 방문객 모두에게 뜻깊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LAFC는 내달 1일 홈인 BMO스타디움에서 샌디에이고를 상대한다. 손흥민은 홈 데뷔전에 앞서 28일 MLB LA 다저스 홈구장을 방문해 시구할 예정이다. 아시아 최고 축구 스타인 손흥민과 '역대 최고 야구 선수'를 향해 달려가는 다저스 간판 오타니의 만남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