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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와 어리석음 속 삶의 진실…정호승 신작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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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편의점에서 잠깐 · 시 쓰기 안내서

창비 제공 창비 제공 
한국 서정시의 거장 정호승 시인이 3년 만에 신작 시집 '편의점에서 잠깐'을 펴냈다. 등단 50년이 넘도록 한국인의 마음을 위로해온 그는 이번 시집에서 패배와 어리석음, 추락과 내리막길 같은 실패의 순간을 오히려 삶의 진실이 담긴 자리로 바라보며 따뜻한 언어로 건네고 있다.

이번 시집은 총 125편의 시 가운데 100편이 넘는 미발표 신작으로 꾸려졌다. 시인은 "시의 샘이 말라 더는 쓰지 못할 줄 알았다"고 고백했지만, 그 고갈의 절망에서 다시 퍼 올린 물이 이번 시집이 되었다.

"퍼내면 퍼낼수록 샘물이 고였다"는 그의 말처럼, 오래된 시인이자 여전히 새로운 시인으로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시인은 '패배에 대하여'에서 "나는 패배가 고맙다"라고 노래하며 사랑이 패배를 통해 가능해졌음을 이야기하고, '어리석음에 대하여'에서는 "어리석음은 나를 현명하게 한다"라고 선언한다. '추락'에서는 "추락을 경험해보지 않은 새는 날지 못한다"는 역설을 통해 실패와 상처를 삶의 진실로 끌어안는다.

또한 시인은 편의점, 순댓국집, 새벽의 연필 같은 일상의 평범한 공간과 행위 속에서 성찰과 위로를 건져 올린다. '순댓국을 먹으며'에서 이별마저 아름답게 기억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연필을 깎으며'에서는 분노를 깎아내는 자기 성찰의 시간을 담았다.

시인은 무함마드의 말을 인용해 "빵은 몸에 필요하나 수선화는 마음에 필요하다"라며, 이 시집이 독자의 마음에 필요한 수선화가 되길 바란다는 당부도 담았다.

정호승 지음 | 창비

마음산책 제공 마음산책 제공 
퓰리처상 수상 시인이자 '기러기'로 국경과 세대를 넘어 사랑받아온 메리 올리버의 '시 쓰기 안내서'가 번역 출간됐다. '천 개의 아침',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등 시집과 산문으로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시 쓰기의 과정을 본격적으로 다룬 작법서를 내놓은 것이다.

책은 운율과 소리, 행 나누기, 형식, 이미지, 고쳐쓰기 등 시 창작의 모든 과정을 섬세하게 짚으며 "시는 추위에 떠는 이들을 위한 불이자, 길 잃은 이들에게 내려진 밧줄"이라는 저자의 시선으로 시의 본질을 풀어낸다.

올리버는 영감만을 강조하는 통념을 비껴가며 "시인은 연습해야 한다. 모방은 진짜 시를 탐구하는 훌륭한 방법"이라 조언한다. 실제로 그는 한 편의 시를 완성하기 위해 수십 번 고쳐 쓴다고 밝히며, 고쳐쓰기에서 배움과 아름다움이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시는 태도이며 기도"라고 말하는 메리 올리버는 로버트 프로스트,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슨 등 영감을 준 시인들의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시를 쓰는 이뿐 아니라 읽는 이들에게도, 시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안내서다.

메리 올리버 지음 | 민승남 올김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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