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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최교진 민주화 경력 공방전…이번에도 증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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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최교진 후보자는 후보에 지명된 이후 국회자료나 언론 취재 등을 통해 드러난 흠결이 적지 않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일이고 그 외에도 석사학위 논문표절과 제자 손찌검, 조국 혁신당 대표의 자녀입시비리 옹호 등이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도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최 후보자는 교육장관 후보자로서 과거의 문제있는 행적들이 적절하냐는 질의가 쏟아지자 '반성한다거나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논란이 된 문제들 가운데서도 음주운전은 사전검증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질 수 있는 내용인 점을 감안할 때, 오래전의 일이고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결정적 흠결이라고 보지 않았던 것으로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

최 후보자와 관련된 음주운전 논문표절 손찌검 등의 사안은 하나같이 가볍지 않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관후보에 낙점된 건 그가 민주화 과정에서 보여준 헌신과 이재명정부의 국정철학과 잘 맞아 떨어지는 그만의 교육철학 때문아닐까.

국민주권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은 경쟁보다는 교육불평등 해소, 공교육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이전 정권의 수월성 교육과는 명확히 차별된다. 대표 공약인 서울대 10개만들기는 경쟁보다는 교육불평등 해소에 방점이 찍힌 정책의 골간이기도 하다.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교진 장관후보자는 '경쟁이 나쁘냐, 불법적인 경쟁이 나쁘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서 그의 교육소신을 명확히 보여주는 답변을 내놨다. "한 개 학급 25명의 학생 가운데 공부만 1등이 아니라 각기 장점이 있는 분야에서 25명의 1등 짜리가 인정받는 그런 더불어 잘사는 교육을 얘기한 것이지 경쟁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나아가 1980년 5.18군사쿠데타가 발생했을 때 저항의 대열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고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으며 이후 전두환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6.10항쟁 때 또다시 옥고를 치른 이력을 갖고 있어 젊은 시절 대부분을 민주화에 투신한 이력도 눈에 띤다.

청문회에서 이 부분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간 논란과 고성이 오갔다. 야당 의원들은 천안함 폭침이나 장관후보자의 잦은 방북 이력을 문제삼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의 과거 경력이나 민주화 운동이력에 보다 당당하게 대응해줄 것을 주문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뒷모습)가 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뒷모습)가 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민정 의원은 민주화 경력을 언급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따질 때 안 따질 때가 있다. 교육에 대한 장관으로서의 철학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로 민주화 운동 전력에 대해 보다 당당해져 달라는 주문했다. 조정훈 의원은 "흠결이 많아도 이런 걸 다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뼛속까지 우리편이라는 생각(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화운동 전력을 가진 장관후보자의 등장은 진보.보수로 극명하게 갈린 정치권의 양극화를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낼 뿐 제대로 된 검증은 뒷전이 되는 형국이었다. 청문회의 목적이 도덕성과 자질(능력) 검증에 있지만 정파적 시각에 기반한 공격과 방어가 난무했다.

전교조 교사였고 또 교육감이었던 후보자가 특정한 교육현안에 대해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지 보다는 과거 그의 행적이 옳으냐 그르냐를 놓고 반복적으로 오가는 의원들의 질문, 이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심층적인 청문회가 가능하도록 법이 허용한 증인과 참고인 채택이 불발된 건 조각청문회에 이어 이번에도 반복된 문제였다. 직전 이진숙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낙마한 이후라 여당으로선 최교진 후보에 대한 청문회만은 사수하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다수당으로서 청문회의 절차적 적정성을 지킬 책무는 여당이 더 크게 지고 있다.

질의에서는 정파적인 입장으로 옥신각신하고 잇따라 '증인 0명'인 채로 진행되는 청문회 장면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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