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순직해병 특검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출국' 의혹과 관련해 당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오는 5일 조사한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보는 4일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연 정례 브리핑에서 "최지현 전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실 인사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배경과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 외교부, 법무부 등과 진행한 논의 내용 등 전반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이 전 장관의 해외 도피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최 전 비서관을 상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초 외교부와 법무부, 대통령기록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장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으며 출국금지된 상태였다가 지난해 3월 4일 윤 전 대통령에 의해 전격 호주대사에 임명된 바 있다. 법무부는 임명 사흘 뒤인 3월 7일 이 전 장관이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받자마자 출금을 해제했다.
이 전 장관은 3월 10일 출국해 호주대사로 부임했다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11일 만에 귀국했고, 임명으로부터 약 3주 만인 3 29일 사임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방산협력 공관장회의(3월 28일)에 참석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귀국했지만, 특검팀은 당시 회의가 이 전 장관의 귀국을 위해 급조된 것으로 의심한다.
특검팀은 이러한 의혹의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주요국 대사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당시 공관장회의에는 이 전 대사 외에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했다.
특검팀은 또 오는 5일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의 주요 인물인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네 번째로 불러 피의자 조사를 한다.
아울러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조사와 관련해서는 이번 주까지 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정 특검보는 다음주 임 전 사단장 기소 계획이 있는지 질문에 "아직 그렇게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이날 오전 9시 56분쯤 6차 참고인 조사를 위해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인권위 군인권보호국 군인권조사과 조사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박 대령 관련 인권침해 제3자 진정 신청 조사와 군인권보호위에 결과보고서 상정이 지체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