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근 제주에서 열린 복싱대회에서 중학생 선수가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지난 10일 중학생 선수 A군 가족의 진정을 접수하고 11일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A군의 가족은 선수가 1라운드 때 이미 다운을 당해서 경기를 지속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도 지도자가 다음 라운드 출전을 강행했고 심판도 경기를 멈추지 않았다며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한 진정을 넣었다.
또 병원 이송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119구급차가 아니라 주최 측에서 준비한 사설 구급차로 이송돼 시간이 지체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이날 A군을 병원으로 이송한 사설 구급병원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향후 구급차 내부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진행되는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 중등부 선수 A군이 상대 선수의 펀치에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분노를 참지 못한 A군의 아버지가 지난 8일 오전 경기 중인 링 위에 올라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접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자신의 SNS에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선수의 회복을 간절히 기원한다"며 대처가 미흡했는지 여부 등 신속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열린 제442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에서도 제주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안전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고태민 위원장은 "제주도가 보조금을 지원한 행사인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학생의 안녕을 기원하고 부모를 위로하는 등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철남 의원은 "환자 이송 과정에서 사설 구급차가 신호가 많은 구간을 통과하며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구급차가 교차로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녹색 신호를 부여하고, 최적의 경로를 안내받는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류일순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제주도 보건정책과과 관련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며 "제주도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