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가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6일 개신교 단체들을 연이어 예방했다. 최근 교계 원로들을 수사선상에 올린 '특검'을 때리는 한편 교회가 이재명 정부 견제에 함께 나서달라는 협조 요청 차원에서다.
그러자 교계 원로들은 장 대표에게 "계몽령은 말의 유희", "비상계엄의 강을 건너는 것이 좋다"고 쓴소리를 전했다. 윤석열 정부의 사이비종교·무속 결탁 의혹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과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를 만난 자리에서 "저희 야당이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또 수권정당 면모를 갖춰 제대로 싸워가는 모습, 국민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데 저희 힘만으로는 부족한 게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잘못하거나 좌나 우로 치우칠 때 쓴소리를 해주시면 잘 듣겠다"면서도
"정부·여당이 잘못 가는 방향에 대해선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기독교정신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이 바로 갈 수 있도록, 그리고 헌법을 만들고 대한민국의 기초를 놓았던 분들이 생각하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교회에서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주셨으면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에 김종혁 회장은 "(야당에게 기대하는 것은) 수권 능력을 갖춘 정당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여당의 독주를 막고 야당에게 정권이 주어질 때 더 좋은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보수 이념과 국민 상식에 맞는 수권정당으로 힘 있게 발전해 가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회장은 특검 수사로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무속 및 사이비종교 유착 의혹'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국민의힘과 지난 정부의 경우 무속·사이비종교와 결탁한 점, 군사독재의 아픔을 기억하는 국민 앞에 군대를 동원해 통치하겠다는 발상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과오를 잘 극복해 건강한 야당으로 힘 있게 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이른바 '계몽령'을 비판한 목소리도 나왔다. NCCK 김종생 총무는 "계몽령이라고 하는 것은 말의 유희"라며 12·3 불법 비상계엄의 심각성을 축소해 바라보는 국민의힘 일각의 시선을 직격했다. 김 총무는
"비상계엄의 피해를 입은 저로서는 평화적 계엄은 없다"며 "NCCK가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수많은 희생을 자초한 부분도 민주화를 이루기 위함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으로부터 강을 건너는 것이 좋겠다"는 당부를 건넸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일부 수긍하면서도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권력은 권한이 제한될 때 진정한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우리만이 절대 선(善)'이라는 식의 오만으로 치닫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장 대표는 "계엄(사태)을 고리로 선출된 권력이 헌법보다 위에 서서 모든 것이 가능하고 상대방을 다 없애도 된다고 하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선 많은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서 국민의힘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