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항 조감도. 연합뉴스오는 2028년 개항을 목표로 현재 설계·시공 중인 '울릉 공항'의 여객수요가 50만 명 넘게 과다 산정되고, 활주로 길이도 짧아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산 공항' 또한 여객 수요가 과다 산정되고 총사업비 증액 관련 사업관리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감사원은 23일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지방공항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 과정에서 울릉 공항과 흑산 공항의 여객수요를 재산정한 결과 오는 2050년을 기준으로 울릉 공항의 여객 수요는 107만 8천명에서 55만 명으로 49% 감소했고, 흑산 공항은 108만 명에서 18만 2천명으로 무려 83%나 감소했다.
감사원은 두 공항의 경우 여객 수요를 과다 산정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사업 타당성 재검토 또는 시설 규모의 조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릉 공항의 경우 활주로 길이에도 문제가 있었다.
국토부는 지난 2022년 5월 소형항공의 수익성 증대를 위해 항공기 좌석 수의 상한을 50석에서 80석으로 늘리되 활주로 길이는 1200m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부산항공청은 1200m 활주로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항공기 1대당 승객 수와 화물량을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감사원이 전문가 자문을 거쳐 부산항공청 기준을 검증한 결과, 항공기 기본운항중량을 구 모델로 700kg 작게 적용해 이륙 가능 승객 수가 최대 7명 과다하게 산정됐으며, 우천 시에는 제동거리가 15% 늘어나 승객이 없을 때도 착륙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종사 2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70%가 현 활주로 길이가 이착륙에 부담이 되고, 95%는 안전 운항을 위해 연장 필요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흑산 공향의 경우 여객수요가 크게 감소하는데도 수요예측 재조사를 요청하지 않았고, 공항등급 상향으로 총사업비가 대폭 증가하는데도 수의계약 과정에서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하지 않는 등 사업 관리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여객수요가 과다 산정된 것으로 나타난 울릉 공항과 흑산 공항과 관련해 국토부에 여객수요를 적정하게 재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는 등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흑산 공항과 관련해 공항 등급 상향에 따른 총사업비 증액 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 6명에게 주의 조치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