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정부가 국정과제인 'K-해양강국' 실현과 연계해 유엔해양총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유력한 개최 도시로 꼽히는 부산에서는 북극항로 거점 항만 등과 더불어 글로벌 해양 도시로 거듭날 계기가 될 거라는 기대가 이어진다.
3년에 한 번 열리는 해양 분야 최고위급 회의…이재명 대통령 국제사회에 개최 의지 천명
유엔 총회 기조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은 현지시각 23일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해양총회'에서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해 실질적 연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유엔해양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K-해양강국'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전 세계에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제79차 유엔총회에서 칠레와 유엔해양총회 공동유치를 처음 제안한 이후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해양수산부 김성범 차관은 지난 20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에서 열린 'UN SDG14 씽크탱크 회의'에서 유엔사무총장 해양특사, 총회 공동 개최국인 칠레 기후대사와 만나 유치 확정을 위한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막판 외교전을 벌였다.
유엔해양총회는 유엔의 14번째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 14)인 '해양 생태계 보전'을 이행하기 위한 해양 분야 최고위급 국제회의다. 2017년 1차 회의 이후 3년에 한 번씩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공동개최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지난 6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3차 회의에는 1만 4천여 명이 모이는 등 회의 규모와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12월 유엔총회에서 유치 확정…부산서 열리면 "글로벌 해양 도시" 날개
지난 4월 부산에서 열린 제10회 OCC 개막식. 부산시 제공제4차 유엔해양총회 개최지는 오는 12월 유엔총회에서 확정된다. 유엔은 이미 지난 6월 제3차 해양총회에서 "차기 유엔해양총회는 대한민국과 칠레가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유치를 확정하면 공모를 통해 개최 도시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강조한 K-해양강국 구상과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을 종합하면 개최도시는 부산이 유력하다는 데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유엔해양총회 유치를 희망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외 각종 행사에서 개최 의지를 공식화하는 한편 크고 작은 행사를 유치하며 국제회의 개최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아워 오션 컨퍼런스(OOC)'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세계적인 해양 산업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2026년에는 '동아시아해역 환경관리협력기구 지방 정부 네트워크(PNLG)' 포럼 유치에도 성공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말 유엔해양총회 유치가 확정되면 이후 공모를 통해 개최 도시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 쌓아온 해양수도로서의 역량과 역할을 바탕으로 유치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OOC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2026년에는 PNLG 포럼을 유치하는 등 부산은 해양·환경분야 국제 협력의 중심도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분야 최고 권위를 가진 유엔해양총회 유치는 해양수산부 이전, 북극항로 거점항 등과 함께 부산이 대한민국 해양수도를 넘어 '글로벌 해양 도시'로서 위상을 다지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 세계적 화두인 SDG14에 대한 논의를 부산에서 진행하면 해양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SDG 달성 목표인 2030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회의인 만큼, 2030년 이후 추진할 새로운 해양 의제 설정의 주도권을 가지게 될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밖에 최소 1만 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국제 회의인 점을 고려하면 숙박이나 교통, 전시와 관광 등에서 광범위한 경제적 파급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사회 역시 해양 관련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하면 부산의 국내외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발돋움할 거라는 기대를 드러내며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박재율 상임대표는 "유엔해양총회 부산 유치는 해양도시·해양강국으로 가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은 명실상부 우리나라의 해양 수도이자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며 "유치를 확정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할 때까지 시민사회를 포함한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