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솔로 데뷔 미니앨범 '스틸 영'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연 가수 배진영. 아우라엔터테인먼트 제공"그동안 제가 그룹 활동을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제가 온전히 하고 싶은 음악은 많이 못 해봤던 거 같아요. 제가 이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한 만큼 그리고 제 꿈과 목표가 있었어요. 그래서 한 번쯤은 나도 내가 좋아하는 원하는 무대랑 음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큰 고민 끝에 홀로서기를 한 거 같아요."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로 결성된 프로젝트 보이그룹 워너원(Wanna One)으로 데뷔한 게 2017년. 이후 씨아이엑스(CIX) 멤버로 2019년부터 활동하다가 지난해 팀을 떠났다. 본인 이름을 단 솔로 앨범을 내기까지 8년이 걸렸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1집 '스틸 영'(STILL YOUNG)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연 가수 배진영은 솔로 데뷔를 통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음악'을 선보이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선곡부터 뮤직비디오와 스타일링 등 시각적인 부분까지, 앨범 구석구석 자기 손이 안 닿은 곳이 없다고도 전했다.
"제 이름으로 앨범 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문을 연 배진영은 "사실 부담도 있고 책임감도 크지만 그래도 그동안 제가 못했던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성을 그대로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재밌을 거 같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랜 시간 그룹의 멤버로 활동했기에, 첫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한 건 역시 '본인만의 색'이었다. 회사와 상의하고 회의하며 방향성을 잡아갔다. "처음에는 무작정 신나는 곡을 해 보고 싶어" 했던 배진영은 이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얻어 총 5곡이 실린 앨범을 완성했다.
이번 앨범에는 총 5곡이 수록됐다. 아우라엔터테인먼트 제공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배진영의 표현을 빌리면 "육체적인 힘듦보다 정신적인 힘듦이 더 컸던" 시간이었다. 초반에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감을 못 잡아" 헤맸으나, 그 후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들으면서 좋고 신나는 음악 내가 재밌는 음악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처음에는 엄청 깊게 생각했다"라고 한 배진영은 "전체를 내가 듣기 좋고 내가 하고 싶었던 곡으로 꽉꽉 채워보자 해서 다섯 곡 전부 다 다른 느낌의 곡들로 했다"라며 "이지 리스닝도 있고 알앤비(R&B)도 있다"라고 소개했다. 최대한 다양한 장르를 담고자 공을 들였다.
타이틀곡은 감각적인 사운드와 자유로운 분위기의 힙합 멜로디가 어우러진 '라운드 앤드 라운드'(Round&Round)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밤의 순간을 담은 노래다. "원래 힙합을 좋아하고 조금 신나는 음악을 되게 좋아"하던 본인 취향이 십분 반영됐다. 배진영은 "내적으로 흥이 나는, 그런 노래를 한번 해 보고 싶어가지고 신나는 곡으로 준비한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배진영이 생각하는 '흥이 나는 음악'은 무엇일까. 그는 "딱 들었을 때 리듬을 타게 되는 음악, 많은 사람들이 들었을 때 즐길 수 있고 다 같이, 되게 자유로운 분위기가 나는 음악이 되게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서 준비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신남'과 '흥'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 타이틀곡 '라운드 앤드 라운드'인지 묻자, 배진영은 "이번 곡은 되게 신나면서 밝은 느낌"이라며 "아마 이번 타이틀곡이 제일 신나는 곡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힙합 멜로디가 돋보이는 '라운드 앤 라운드'다. 아우라엔터테인먼트 제공퍼포먼스와 관련해서는 "이번 춤 스타일은 완전 다르다. 되게 칠(chill)하고 약간 예(yeah)~"라며 "빡센 춤이 아니어가지고 아마 기자님들도 다 따라 하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원래 배진영이 타이틀곡으로 삼고 싶었던 곡은 이번 앨범에선 빠졌다. 배진영은 "제가 마음에 들었던 곡은 리듬감이 엄청 좋고 조금 딥한 곡"이라며 "그 곡 너무 하고 싶었는데 회사 분들에게서 대중성 너무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제가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제가 비쳐지고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대중분들도 중요하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나중에라도 그 곡을 들을 수 있는지 묻자, 배진영은 "그 곡이 와서 듣고 이거로 (타이틀을) 해야겠다고 했는데 어쨌든 회사 내부에서 투표해 봤을 때 그게 안 돼가지고… 제가 어느 정도 나중에 자리를 잡으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앞서 언급했듯 수록곡은 최대한 다양하게 준비했다. 배진영은 "되게 이지 리스닝한 곡도 있고 알앤비의 끈적한 노래도 있고 팬 송도 있다. 타이틀곡만 좋은 게 아니고 다른 곡도 다른 방향으로 좋다. 좋은 곡만 꽉꽉 채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앨범 수록곡 작사·작곡에 참여하지 않았다. 배진영은 "곡을 만드는 작곡가나 작사가분들이 괜히 계시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은 퀄리티가 좋게 나와야 저도 만족을 하기 때문에 전문가분들한테 맡겼다"라며 "뮤직비디오 회의나 스타일, 노래 이런 데에 조금씩 참여를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배진영은 CIX 탈퇴 후 솔로 데뷔까지 약 1년 2개월의 공백기를 보냈다. 아우라엔터테인먼트 제공하지만 "하나를 꼽을 수 없을 만큼 제가 다 적극적으로 했던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앨범 재킷 사진에 나온 머리 위 옷핀 장식도 본인 아이디어다. 뮤직비디오에 나온 신호등이나 색감, 재킷 사진 등에도 의견을 냈다. 배진영은 "모든 부분을 정말 많이 참여했던 것 같다. 살면서 카톡을 제일 많이 한 것 같다, 이 앨범 준비하면서"라고 부연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배진영은 파격적인 시도를 마다하지 않았다. 배진영은 "재킷 사진도 되게 파격적인 걸 많이 도전해 봤다"라며 "8~9년 만에 솔로 앨범 처음 내는데 남의 눈치 볼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배진영은 "저는 이번에 누구나 예상하는 거를 하기 싫어서, 무조건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팩트를 어떻게 줘야 할지도 회사랑 회의를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안무나 노래를 주변 지인에게 들려줬을 때 '어? 이런 거 할 줄 전혀 몰랐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 혼자 나왔는데 남들이 예상할 수 있는 음악과 무대를 하기 싫었고, 아티스트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솔로 가수로서의 목표를 물었을 때, 배진영은 "'내가 그동안 못 해 왔던 걸 한을 풀자' 했다. 뭔가 이 직업을 가진 이상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무대를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나 이런 마음으로 준비했던 것 같다. 솔로로서 보여드리고 싶은 건 실력도 실력이지만 저 배진영의 가능성"이라고 답했다.
"(팬들이 들었을 때) 이번 노래 장르 같은 경우에 '진영이가 이런 것도 해?' 이런 생각을 할 거 같은데 '이런 것도 잘해'라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거 같고요. 지금은 사실 결과나 순위에 연연하기보다는 그냥 제가 하고자 하는 걸 많이 하려고 하는 편이고요. 제가 이제 조금 해 보니까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조금 재밌게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서 결과나 순위에 연연하기보다는 재밌게 활동하고 싶어요."
배진영의 첫 솔로 앨범 '스틸 영' 표지. 아우라엔터테인먼트 제공앞으로의 활동에 타협의 여지는 있을까. "그게 지금 제일 고민이다. 음…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걸 대중분들이 좋아해 주면 너무 감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까 그때는 상황 봐서"라며 웃은 배진영은 "한 번은 내가 원하는 거, 한 번은 대중분들이 좋아하는 걸 하고 이렇게 하면 티키타카가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팬들은 '훈훈한' 모습을 좋아하지만 "줏대 있게 한 번 밀고 나가봤다"라는 배진영은 무대의상을 팬들이 "너무 싫어한다"라며 잠시 한숨을 쉰 후 "그건 조금 타협해야 할 것 같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배진영은 "사실 반응은 예상했다. 팬분들이 안 좋아할 것 같다고"라며 "근데 저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고, 설득은 무대로 증명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폈다.
주도권을 잡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낸 소감이 궁금했다. 배진영은 "저는 너무 좋았다. 그러니까, 제 성격이 하고 싶은 건 해야 한다는 성격이다. 그리고 뭔가, 계속 억누르고 살 순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억누르고 살아왔던 시기'를 지금은 지나왔을까. "옛날에는 닫고 살았다면 지금은 많이 열린 거 같다"라고 자평한 배진영은 "어쨌든 제가 혼자 하니까 이런 걸 많이 해봐야 한다고, 열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공백기 때도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랬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닫힌 마음을 열게 된 계기로는 "제가 솔로로 나오기 때문에 미리 경험해 본 것도 있고, 가수 배진영보다 사람 배진영으로서의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걸 많이 경험하고 배워보려고 했다. 아버지가 항상 그런 잔소리를 해 주신다"라고 밝혔다.
배진영은 이번 앨범에서 작사, 작곡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뮤직비디오, 스타일링을 비롯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우라엔터테인먼트 제공이어 "저도 이제 어린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린데(배진영은 2000년생이다), 가수로는 어리지 않다고 생각해서 조금 나도 혼자 내 한계를 깨 봐야겠다, 도전해 봐야겠다고 해서 마음의 문을 많이 열었다"라고 전했다.
배진영은 "제가 전에 닫힌 마음으로 살아서 (사람들이) 저를 어려워하고 저한테 쉽게 안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랑 있으면 낯가렸고, 상대방이 (그걸) 알고 노력해 주는 게 미안해서 (밖에) 안 나갔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편하게~ '위 아 더 월드'!"라고 한층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본인의 강점 질문에는 "퍼포먼스랑, 약간 잘 노는 분위기와 바이브를 노래에 맞게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약간 해석 능력이 좋은?"이라고 답하며 "너무 자화자찬 같다"라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멤버들이 많이 해 줬던 얘긴데 무대 할 때 노래 해석을 잘한다고 한다. 그게 제 장점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많이 홍보하고 노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배진영은 '워터밤' 같은 야외 행사와 '런닝맨'에 나가고 싶다고 바랐다. 솔로 데뷔를 앞두고 찍은 콘텐츠 중 예고편만으로 크게 화제가 된 경우도 있었다. 그룹 아이들(i-dle) 미연과 함께한 '트립코드'가 아이돌판 '우리 결혼했어요'로 기사화돼 온라인에서 여러 의견이 오갔다.
동생이 연락해 줘서 그 사실을 알았다는 배진영은 "기사는 '우결' 이렇게 떴는데, '우결'이 절대 아니었다. 서로 둘 다 상대방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예 누구인지 몰랐다. 뭔가 이런 식으로 기사가 나고 공론화가 된 게 좀 당황스럽다"라며 "그냥 심박수 게임이었다. 진짜 별거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가수 배진영. 아우라엔터테인먼트 제공사람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지닌 최고의 팝 스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롤모델로 꼽은 배진영은 평소에도 '무대' 생각에 한창이다. 그는 "남의 무대를 많이 보는 것 같다. 해외 아티스트분들 것도 많이 본다. 국내에서는 요즘 코르티스(CORTIS) 되게 너무 잘하고 음악성이 너무 좋은 것 같아서 멋있게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무대에서의 자기 자신을 원동력 삼아서 여기까지 왔다는 배진영. 그는 "아직도 너무 욕심도 많고 의지도 너무 강하다"라며 "쉴 때도 진짜 무대밖에 안 본다. 하는 게 없다. 무대를 만드는 것도 너무 재밌고, 연습하면서 지치는 과정도 너무 중요하고, 있어야 한다(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대에 대한 갈망이 원동력이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배진영은 '스틸 영'을 발매하고 팬 콘서트를 진행한다. 1년 2개월의 공백기 동안 오래 기다려 준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다음 앨범에 관해 "아직 구체적인 건 없다"라면서도 "그동안 한이 맺혔던 걸 많이 풀려면, 좋은 노래가 있다면 자주 나오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홀로서기 후 "되게 아티스트 같다" "아티스트가 됐다" 같은 평가를 받고 싶다는 배진영에게 서고 싶은 무대를 물었다. "코첼라 이런 무대도 서 보고 싶고, 그리고 나중에 정말 잘됐을 때 돔 투어 같은 것도 해 보고 싶고 세상에 있는 거 다 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