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린 잦은 비로 작물이 썩는 피해가 발생한 충북 증평군의 한 인삼밭. 임성민 기자때아닌 가을장마가 이어지면서 수확을 앞둔 충북지역 농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수확은커녕 수습조차 못 하는 농작물까지 속출하면서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증평군 증평읍 용강리에서 인삼과 벼를 경작하는 김지화(39)씨.
가을 수확철이 한창이지만 밭으로 향하는 김씨의 발걸음이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유례없는 가을장마가 이어지면서 성한 작물을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삭 안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가 발생한 벼. 임성민 기자잎이 온통 누렇게 녹아내린 인삼밭과 벼 이삭에 싹이 트는 '수발아', 검붉은 반점이 생기는 '깨씨무늬병'으로 번져가는 벼를 보자니 김씨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김씨는 "수확철을 앞둔 가을에 비가 내리면서 벼는 바닥에 주저앉았고, 인삼은 모두 썩어버렸다"며 "농사를 아예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괴롭다"고 토로했다.
최근 내린 가을 장마로 도내 농작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깨시무늬병으로 볏 잎 곳곳에 검붉은 반점이 생겼다. 임성민 기자지난 16일 기준 도내에 집계된 농작물 피해 규모는 모두 2023ha에 달한다.
진천 841ha, 보은 640ha, 음성 160ha, 괴산 144.7ha, 청주 107ha, 충주 100ha, 단양 30ha, 증평 0.2ha 등이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에 무름병이 확산하면서 청주지역 일부 농가들은 배추밭과 브로콜리밭 1천여 평을 갈아엎으며 기후 재해에 대한 피해 보상과 지원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도내에 비가 내린 날은 모두 27일이다. 이 기간 누적 강우량은 350㎜에 이른다. 평년(170㎜ 안팎)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