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내수용으로 쓰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한국 등 우방국에도 수출 통제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방영된 美CBS 인터뷰에서 '중국에 최첨단 반도체를 팔도록 엔비디아에게 허락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첨단 반도체는 미국 말고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일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기내 회견에서도 "막 나온 새 블랙웰(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은 다른 것보다 10년 앞서 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들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AI 반도체 판매와 관련해선 "중국이 엔비디아와 그 문제를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반도체에 대해서도 대중국 수출을 통제했다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와 맞물리면서 이를 사실상 해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엔비디아에 H20 칩의 대중국 수출 시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사실상 수출을 막아선 것이다.
H20 반도체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AI 칩 사양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자 엔비디아가 성능을 낮춰 내놓은 AI 칩이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마저도 빗장을 건 것이었다.
그러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일부의 해제를 맞교환하는데 뜻을 모은 바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저사양 AI칩의 경우 대중국 수출은 가능하지만, 블랙웰 등 최첨단 AI 반도체는 안된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AI 반도체 대중국 수출 통제 해제에 대한 비판이 일자 "미국이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고, 낮은 사양의 제품은 중국이 계속 사도록 하자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중국의 개발자들이 미국 기술에 중독되도록 충분한 만큼을 팔고 싶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중국 뿐 아니라 우방국에게도 판매하지 못하게 할 경우 한국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말 방한 당시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에 총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엔비디아 측은 "새로운 블랙웰 인프라로 한국의 전체 AI GPU 수량은 6만5천개에서 30만개 이상으로 증가하고, 이로써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AI 리더가 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