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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미디어아트페스티벌 폐막…시민 접근성 보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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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개막, 8개 전시 공간서 열려
도심 전시 간 이동 불편·관람 동선 미비 등 아쉬움 남겨
일회성 축제 아닌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이어질지 주목

지난 22일 열린 광양국제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개막식. 광양시 제공 지난 22일 열린 광양국제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개막식. 광양시 제공 
전남 광양시가 철강산업의 도시 이미지를 넘어, 예술과 기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2일 개막해 4일 폐막한 '2025 광양국제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그 여정의 두 번째 장이다.

'나선으로 나아가는 빛의 연금술'을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산업 기반 위에 문화를 입히려는 광양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광양시는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도시 오스트리아 린츠와 협력을 이어가며, 산업도시에서 창조도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45년의 역사를 지닌 린츠 페스티벌은 도심 전체가 전시장으로 변하고, 입장 패스 하나로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체계적인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예술과 산업, 그리고 시민이 오랜 시간에 걸쳐 촘촘히 엮여온 결과다. 이러한 린츠의 사례는 광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9월 린츠에서 정인화 시장이 전남CBS와 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남CBS지난 9월 린츠에서 정인화 시장이 전남CBS와 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남CBS
반면 광양의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올해로 2회를 맞은 이번 축제는 전시 규모를 확대하고 도심 곳곳을 무대로 활용했지만, 공간 간 연결성과 시민 접근성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산업도시가 예술을 매개로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올해 축제는 광양예술창고, 인서리공원, 예담창고, 서울대 남부연습림 관사, 광양수산물유통센터, 성황스포츠센터 다목적체육관, 가야아트홀 등 8개 전시 공간에서 진행됐다.

국내외 작가 34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성균관대학교·성신여자대학교·예원예술대학교·순천대학교 등 5개 대학이 함께해 미디어아트와 애니메이션 분야의 우수 창작물을 선보였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열린 축제'로 꾸려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지난 9월 린츠 현장에서 "광양은 산업도시를 넘어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창조도시로 나아가야 한다"며, "미디어아트는 그 변화의 출발점이자 도시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즐기고, 광양이 세계와 연결되는 예술 도시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진 작가가 전남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남CBS이진 작가가 전남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남CBS
올해 축제에는 광양과 린츠의 협력을 상징하는 '린츠-광양 어워드' 수상자 이진 작가가 참여했다. 그의 작품 '경계의 고리'*는 자연의 흐름 속 불규칙성과 인간이 만든 인공적 질서가 충돌하는 순간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이 작가는 "광양과 린츠의 협력은 산업과 예술이 함께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이번 작품에 '자연의 난류(亂流)' 개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기술로 자연의 질서를 통제하려 하지만, 그 순환은 언제든 일그러질 수 있는 불완전한 상태라는 점을 시각화했다"며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결국 불안정한 인위적 구조를 통해, 우리는 한 번도 자연을 완벽히 이해하거나 지배한 적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광양시가 이 축제를 통해 도시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예술적 시도뿐 아니라 제도적·행정적 기반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축제의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시민 참여와 지역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린츠에서 최대원 광양시의장이 전남CBS와 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남CBS지난 9월 린츠에서 최대원 광양시의장이 전남CBS와 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남CBS
최대원 광양시의회 의장은 "광양은 전남에서 미디어아트를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시"라며 "철강산업의 기반 위에 문화예술을 입히는 시도는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술이 시민의 삶 속으로 스며들 때 비로소 도시가 살아난다"며, "시의회도 미디어아트 산업과 문화 인프라 확충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과 예술, 기술이 교차하는 미디어아트 축제가 일회성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정체성을 바꾸는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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