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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가은 '세계'의 '주인'이 된 서수빈…"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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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영화 '세계의 주인' 이주인 역 배우 서수빈

영화 '세계의 주인' 이주인 역 배우 서수빈.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세계의 주인' 이주인 역 배우 서수빈.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 스포일러 주의
 
극장에서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을 보며 배우로서의 길을 가야겠다고 확신을 가졌던 서수빈이 그가 사랑하는 감독의 신작의 주인공으로 함께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수빈은 생애 첫 국제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았다. 그는 지금을 두고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데 있어서 윤가은 감독만큼 탁월한 연출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콩나물' 김수안, '우리들' 최수인 등 윤 감독이 발굴한 신예들은 모두 충무로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서수빈을 두고 윤 감독은 "어느 순간부터는 서수빈이 아닌 '이주인'을 생각할 수 없게 됐다"고 극찬했다. 토론토에서도 "경이로운 연기를 보여주는 서수빈. 앞으로의 행보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서수빈은 '세계의 주인' 속 이주인을 오롯하게 그려냈다.
 
토론토영화제 당시를 회상하며 서수빈은 "스크린에 내 얼굴 나온다는 자체가 신기한 것 같다. 그리고 토론토에서 친구들(영화 속 주인의 친구들)의 얼굴이 나오는 게 너무 좋았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 순간, 영화 속 이주인이 스크린을 넘어 눈앞에 나타났다.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이걸 진짜 내가 한다고?"

 
서수빈은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모른 채 '세계의 주인'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다. 그때 든 생각은 "너무 재밌다"는 거였다. 진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인이는 자신과 너무나 비슷한 인물이었다.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는 것도, 태권도를 하고, 춤추는 걸 좋아하고, 엄마랑 친한 것 등 여러모로 주인이는 자신과 닮은 게 많았다. 특히 서수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강하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내 안에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가은 감독으로부터 자신이 이주인 역을 맡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자 "'이걸 진짜 내가 한다고?' 싶으면서도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도 됐다. 그렇지만 너무 좋은 기회를 얻었다, 진짜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수빈이 만난 주인이는 "되게 멋지고 용감한 친구"였다. 혼자 '주인'이라는 이름의 한자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다가 '주인 주(主)'에 '어질 인(仁)'을 떠올렸다. 왜 '주인'(主仁)을 떠올렸냐고 묻자 "가장 멋져서? 아하하하"라는 서수빈스러우면서도 주인이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삶의 주인'이라는 게 한자에도 들어가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주인아! 장래희망 꼭 이뤄!"


주인이는 서명운동 내용 속 '씻을 수 없는 상처'라는 문구에 분노한다. 피해 생존자를 '피해자다움'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려는 문구에 주인이는 참지 않는다. 그런 주인이를 보며 서수빈은 "너무나 동의하는 이야기"라며 "주인이가 너무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씻어낼 수 있는 상처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주인이가 상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밝은 주인이의 모습 안에는 상처와 분노 등 어두운 감정도 존재하고, 이는 세차장 신에서 폭발하며 터져 나온다.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인 만큼, 서수빈은 촬영 전날까지도 윤가은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께서 정말 유일하게 주인이의 내면으로 같이 들어가는 시간이 될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현장에서 갑자기 긴장이 몰려왔는데, 그동안 촬영하며 있었던 주인이를 둘러싼 모든 인물과 감독님과 나눴던 대화를 생각하고 옆에 계신 장혜진 선배님을 바라보고 있으니 저절로 많은 눈물이 나더라고요."
 
한 차례 집중이 흔들렸을 때, 장혜진은 서수빈의 손을 꼭 잡은 후 "천천히 너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라"고 조언해 줬다. 서수빈은 그때를 떠올리며 "정말 신기하게 집중력이 돌아왔다. 선배님이 없었으면 진짜 너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차장에서 선배님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는데, 가만히 계시는 것조차도 내게 너무 맣은 도움이 됐다"며 "늘 응원하고 격려해 주셔서 나도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세차장에서 그동안 눌러왔던 감정들을 모두 쏟아내고 난 주인이는 이후 몇 번의 위기 속에서도 '이주인'답게 결국 주인의 세계를 되찾고, 자신의 세계에서 주인으로 오롯이 선다. 그런 주인은 그동안 몇 번이나 적어내지 못했던 진로희망란에 '사랑'이라고 적어낸다.
 
서수빈은 "나도 그 장면을 너무 좋아하는데, 주인이가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가장 알고 싶고 가장 좋아하는 거를 적었다고 생각한다"며 "진로희망이란 질문에 갇히지 않고 진짜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적은 거 같아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본 내 친구도 '주인아! 장래희망 꼭 이뤄!'라고 말해줘서 그 장면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영화 '세계의 주인' 이주인 역 배우 서수빈.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세계의 주인' 이주인 역 배우 서수빈.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윤가은 감독님이란 '어른'을 만난 건…

 
서수빈에게 '세계의 주인'은 윤가은 감독의 오랜 팬으로서 '성덕'이 되게끔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만이 아니다. '배우'라는 길을 가는 것에 확신이 들지 않았을 때, 윤 감독의 '우리집'을 보며 "진짜 배우를 해야 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그렇게 자신이 배우의 길로 들어서는 데 확신을 준 감독을 현장에서 재회한 것이다.
 
서수빈은 "감독님을 통해서 다정함이 주는 힘을 많이 느꼈다. 윤가은 감독님이라는 어른을 만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나한테는 큰 배움이었다"며 마치 주인이처럼 웃었다.
 
그는 '세계의 주인'을 통해 "영화가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실감했다"며 "정말 영화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걸 크게 느꼈다. 원래도 영화를 소중히 보긴 했지만, 더 기쁜 마음으로 봐야 하는 예술이라는 걸 크게 배웠다"고 말했다.
 
윤가은 감독의 영화를 통해 배우의 길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이제는 윤 감독의 영화 세계로 들어오면서 '영화'라는 기적을 만나게 됐다. 지금 서수빈은 본격적으로 '서수빈'이라는 세계의 주인이 되기 위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배우로서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솔직하고 현재에 충실하고 올바르게 살고 싶다"고,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이 늘 말씀하셨듯이, 지금 순간을 살아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현재에 충실해서 눈앞에 있는 것들을 느끼고 배우고 생각하며 살 거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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