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긴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2골 차 완승이지만 뒷맛이 개운하진 않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볼리비아전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 "공격 패턴이 부족했다"며 아쉬워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손흥민(LA FC)과 조규성(미트윌란)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은 76위 볼리비아를 상대로 전반 내내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상대는 훨씬 강한 팀이었다. 특히 전반전에는 상대 맨투맨 수비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상대도 그만큼 힘이 남아있는 상태라서 우리가 완벽하게 뭘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그동안 사용했던 스리백이 아닌 포백으로 포메이션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지난 7월부터 실험했던 스리백 대신 포백 수비를 가동했다.
이명재와 김문환(이상 대전하나티시즌),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포백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홍 감독은 수비 운영에 만족감을 내비치며 "짧은 시간 안에 전술을 변형해 적응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며 "일부 어려운 장면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조직력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포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려 파이브백처럼 만들거나, 스리백에서 윙백 위치를 조정하는 등 여러 수비 형태를 실험 중"이라며 "측면 수비수들이 원래 포지션과 다른 역할을 하면서도 장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파이브 하는 손흥민-홍명보. 연합뉴스한국은 후반 들어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후반 10분 손흥민의 프리킥 선제골이 터진 뒤 분위기가 한껏 올라왔다.
홍 감독은 하프타임 분위기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전반전을 마친 뒤 선수들과 이 경기는 무조건 잡고 가야 한다는 강한 승부욕을 일으켰다"며 "우리 스타일에 맞게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후반전에 나섰고, 선수들의 노력이 승리로 이어졌다"며 미소 지었다.
최근 유럽에서 좋은 흐름을 보인 공격수 오현규(헹크)와 조규성을 선발로 쓰지 않은 이유도 밝혔다.
홍 감독은 "오현규와 조규성은 소집 후 이틀밖에 훈련하지 못했다"며 "오현규는 다음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다. 조규성은 오늘 교체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소속팀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지 열흘 정도 돼 충분히 휴식한 상태였다. 몸 상태가 좋아 선발로 기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엔 상대 수비가 워낙 타이트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손흥민의 컨디션 자체는 잘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