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 제공 전국 1천대 기업 가운데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이 1년 새 3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의 역외 이전이 이어지면서 부산 경제의 위상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8일, 신용평가사 자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기반으로 2024년 매출액 기준 전국 1천대 기업 가운데 부산 소재 기업이 28개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1곳에서 3곳이 줄었다. 이 중 HD현대마린솔루션과 극동건설 등 2곳은 본사를 수도권으로 이전한 것이 직접적인 감소 요인으로 지목됐다. 두 기업은 각각 성남과 안양으로 본사를 옮겼다.
부산 매출 1위는 부산은행…르노코리아·창신INC 순위 상승
부산지역 매출 1위는 올해도 BNK금융그룹의 부산은행이 차지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해외 진출 확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국 순위는 111위에서 119위로 8계단 떨어지며 상위 100대 기업 진입에는 실패했다.
2위는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신차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에 힘입어 전국 순위가 17계단 올라 139위를 기록했다. 3위 IM증권, 4위 창신INC, 5위 HJ중공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창신INC와 성우하이텍, BNK투자증권, BNK캐피탈 등은 전국 순위가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부산 기업 중 화승인더스트리가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지난해 561위에서 425위로 136계단 올랐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판매 호조와 생산 효율성 개선 덕에 매출(36.8%)과 영업이익(51.3%)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밖에 △르노코리아(156위→139위) △창신INC(284위→264위) △성우하이텍(304위→295위) 등이 전국 순위를 끌어올렸다.
부산 1천대 기업 매출 감소, 전국은 증가
2024년 전국 1천대 기업 전체 매출은 3123조 6545억 원,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하지만 부산기업 28곳의 전체 매출은 36조 2170억 원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역 매출이 전년 대비 16.7%나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4년 부산 기업 가운데 투자 규모 1위는 르노코리아가 차지했다. 오로라 프로젝트, 폴스타4 생산 라인 확충, 전기차 생산 설비 확대 등으로 1조 3322억 원을 투자했다. 2위 성우하이텍도 미래차 시장 대응을 위해 6981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은 "몇몇 핵심 기업의 본사 이전이 지역경제 위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해양수산부 이전과 해운 대기업 유치 등 역외기업 유입 정책이 추진되는 만큼, 기존 기업의 이탈을 방지하는 정책 지원이 병행된다면 부산의 산업 기반을 되살릴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