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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이 답이라는데…제조업은 '돈·인력·성과'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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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AI 활용은 아직…82%가 '미도입'
투자비가 최대 걸림돌…중소기업은 80% 가까이 부담
전문 인력 없는 기업 81%…인재 확보 난항
실증 모델공장·정부 사업 연계해 확산해야

대한상공회의소. 연합뉴스대한상공회의소. 연합뉴스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이 인공지능(AI)을 경영에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전환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비용 부담과 인력 부족,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실제 도입은 크게 더딘 상황이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기업 50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AI 전환 실태와 개선방안'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2.3%가 생산·물류·운영 등 경영 활동에 AI 솔루션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기업(49.2%) 대비 중소기업(4.2%)의 활용도는 크게 낮았다.
 
AI 전환의 가장 대표적인 걸림돌은 AI 도입 비용이었다. 기업의 73.6%는 'AI 투자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했으며, 대기업(57.1%)보다 중소기업(79.7%)의 부담이 훨씬 컸다. 한 대구 제조업체는 "센서 설치, 데이터 정제, 맞춤형 솔루션 구축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크게 든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AI 전환을 가로막는 또 다른 핵심 제약은 인력 부족이었다. 응답기업의 80.7%는 AI 관련 전문인력이 없다고 답했으며, 82.1%는 "충원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 인력을 교육해 전문인력으로 전환한다는 기업은 14.5%, 신규 채용은 3.4%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AI 인재는 2만 1천명 수준으로 중국(41만 1천명), 인도(19만 5천명), 미국(12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라며 "절대적 숫자도 적은데 그나마 있는 인재조차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확보와 활용 단계에서도 애로가 적지 않았다. 기업들은 개인정보 규제 부담(20.2%), 데이터 정제 비용(16.3%), 데이터 수집 설비 구축 부담(14.3%) 등 기술·규제 관련 문제를 주요 어려움으로 꼽았다. 일부 기업은 공정 전환을 위해 센서 부착, CCTV 설치, 데이터 정제 등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AI 전환의 효과에 대한 기업들의 확신도 부족했다. 응답기업의 60.6%가 "투자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면서, AI에 투입한 비용이 실제 성과로 돌아올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투자수익률(ROI) 불확실성'이 제조업 전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OECD·국내 최고경영자(CEO) 대상 조사에서도 AI 도입 저해 요인으로 투자 효과 예측의 어려움이 지적된 바 있다.
 
대한상의는 제조업의 AI 전환을 확산하기 위해 △ 대기업 맞춤형 지원 △중소기업 단계별 지원 △AI 실증 모범사례 구축을 세 가지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우선 AI 활용도가 높은 기업에는 GPU·클라우드 인프라 등 정부·공공기관의 지원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도입이 초기 단계인 기업에는 도입 전–도입–도입 후를 나눠 △활용 모델 진단·설계 △데이터 구축 및 알고리즘 적용 지원 △실무자 교육·현장 멘토링 등 단계별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에는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는 구독형(SaaS) AI 모델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AI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증 모범사례를 조기에 구축해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서도 기업의 64.1%가 AI 활용 목적을 '생산 효율화'로 꼽은 만큼, 제조업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제조 AI 모델 공장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의 '제조AX 얼라이언스'(2030년까지 AI 팩토리 500곳 구축)와 중기부의 스마트공장·제조AI센터 사업과 연계해 실증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지금은 AI에 대한 미래 조감도를 정교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실제 데이터 축적과 활용, 인재 영입 등에 뛰어들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모델 공장, 솔루션 보급 등 제조 현장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더불어 강력한 지원, 파격적인 규제 혁신을 담은 선택과 집중의 메가 샌드박스라는 실행전략이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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