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그랜드볼룸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2025 대한민국 인구포럼 -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등록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출산율이 높아져도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구간은 반드시 존재한다. 이제는 인구를 정책의 대상이 아닌 전략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고우림 연구부교수는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인구포럼' 3부에서 이같이 말했다. 포럼 3부는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고 교수는 '인구는 숫자가 아닌 다음 세대로의 지혜'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는 결과인데 사회 제도가 이 속도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며 "인구는 정책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구가 정책의 대상이 되면 인구를 늘려야 한다. 반면 인구를 활용해서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점으로 간다면 효능감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후속 세대의 성장 방향은 초저출산을 만든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의 공간은 이제부터 국내가 아니다"라며 "잘파 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중심으로 인구의 축소가 아니라 확장의 시대로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구는 국가 성장 조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단 인구의 크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교육 수준이 훨씬 중요하다"라며 "인구는 설계된 사회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정해진 일(출생아수 감소)을 피할 수가 없다. 이 설계를 변경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결국 한국의 초저출산은 수도권 인구 집중이라는 거대한 어젠다를 가지고 있다. 여성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 혹은 제조업들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며 "글로벌로의 확장은 이제는 우리의 역량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임팩트스퀘어의 도현명 대표는 '스타트업으로 여는 인구 위기 극복: 청년 창업이 만드는 선순환'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임팩트스퀘어는 사회·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임팩트 스타트업의 투자사다.
도 대표는 창업 생태계가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구조적 흐름을 전환시킬 수 있는 전략과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이민자들을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며 "베트남에서 오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하고 국적을 취득하고 아이를 갖지 않은 상태에서 이혼을 한다. 다시 한국 거주 베트남 남성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한국 국적인데 한국어를 할 줄 모른다. 이 상황에 대해 한국 사회는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하는 것이 창업 이민이다. 창업자들에게 투자해 줄 테니 우리나라에 와서 창업하라는 것인데, 대신 서울은 아니라는 식이다"라며 "이런 제안들이 한국에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활동들은 계획하고 실행해야 될 때"라며 "노령화된 사람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다. 꼭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여생을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오사 한슨 스웨덴 출산율국가조사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그랜드볼룸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2025 대한민국 인구포럼 -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포럼 4부는 '공동의 여정을 위한 배려와 인식'을 주제로 진행됐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이현주 교수는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일수록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과 양육의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며 영아와 유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생명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의 역할을 분석했다.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유재언 교수는 '함께의 온도: 가족, 아이와의 관계가 주는 행복'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유 교수는 헬리콥터 부모가 양산되는 모순적 현실을 지적하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배려하고, 돌봄을 분담하고, 안전을 지켜주는 가족친화 K-컬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