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5년 NO, 50년 계획… 김경희 이천시장 "무모해? 도시 운명 바꿀 것"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이천시 2070 계획, 도시 구조 대개편 착수
반도체 중심도시, 미래산업으로 외연 확대
GTX-D·도시철도 등 광역교통망 구축 가속
김경희 시장 "도시 생존은 미래 설계에 달려"

김경희 이천시장. 이천시 제공김경희 이천시장. 이천시 제공
배달음식은 라이더 대신 드론이 가져다 주고, 사람들은 자가용 대신 운전기사가 없는 자율주행 셔틀을 타고 어디든 편리하게 이동하는 도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UAM(도심항공교통)으로 수도권 주요 거점들이 30분 생활권으로 연결되는 곳.

대부분은 미래 서울을 떠올렸겠지만, 김경희 이천시장은 미래 이천의 모습을 이렇게 그렸다. 김 시장에게 미래 이천은 더이상 쌀의 대명사가 아니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클러스터와 AI·드론·로봇·방위산업 등 미래 첨단산업을 이끌 기업들이 집적한 이천은 명실상부한 '스마트시티'다.

김경희 시장이 이천시의 미래 중장기 계획으로 5년 뒤인 2030이 아닌, 45년 뒤인 2070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포석을 놓고 있는 이유다.

그는 이 모든 계획을 통틀어 "이천의 미래를 향한 담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김 시장은 최근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0년 뒤의 미래를 그린다는 것이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미래 준비가 도시의 운명을 바꾼다"며 "이천시민과 다음 세대가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미래 이천을 하나하나 설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시장, '이천의 미래' 2070 계획 추진


이천시청. 이천시 제공이천시청. 이천시 제공이천은 지난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수도권 규제는 산업과 도시 확장에 언제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공장 총량제로 산업 확장이 쉽지 않았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 흐름은 지방 중소도시가 공통적으로 겪는 구조적 한계였다.

김 시장은 "도시를 5년 단위로만 보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며 "50년 단위로 보는 이유는 도시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성장과 HBM 중심 AI 반도체 시장 확대는 이천에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GTX-D 개통 가능성도 이천의 생활·산업권을 한 번에 바꿀 획기적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천 2070 계획'은 이러한 기회와 변화 속에서 도시 전체 구조를 원점에서 재설계하는 전략의 밑그림이다.

반도체에서 AI·드론·방산까지…첨단경제 엔진 재구축


SK하이닉스 전경. 이천시 제공SK하이닉스 전경. 이천시 제공김 시장이 구상하는 이천의 산업 전략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작되지만, AI·드론·로봇·방산 산업까지 확장하는 '첨단산업 복합 생태계'를 목표로 한다.

이천은 용인~마장~부발을 잇는 첨단반도체 산업벨트를 구축하는 동시에 산업시설과 주거·교통·문화시설을 동시에 재배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단 확장이 아니라 산업과 도시 형태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인프라, 새롭게 유치 중인 AI·드론 기업, 디지털 중소기업 생태계까지 아우르는 다핵형 산업도시 모델은 기존 수도권 도시들이 시도하지 못한 방식이다.

기업 유치 전략도 적극적이다. 투자비 200억 원 이상 기업에 최대 30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은 산업 기반을 빠르게 확대시키기 위한 조치다. 시는 앞으로 설립될 '이천시 산업진흥원'을 통해 기업 창업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산업이 살아야 도시가 살아난다"며 "산업 없이 도시개발만 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주거·교통도 '이상 無'…신도시 확장과 교통망 구축


이천시 전경. 이천시 제공이천시 전경. 이천시 제공이천 2070 계획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신도시 확장 방향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경부축 중심의 개발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이천을 제4·5기 신도시급 거점도시로 재정립하는 작업이 추진된다.

이천시는 신규 신도시 후보지를 이미 발굴해 상위 계획과의 정합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신도시는 단순한 주거단지가 아니다.주거·산업·교통·문화가 동시에 배치되는 '복합 자족도시 모델'로 설계 중이다. △자율주행 교통체계 △10분 생활권 △스마트 에너지 관리 △청년·가족 정착형 커뮤니티 디자인 등을 핵심 요소로 하고 있다.

또 도시철도, GTX-D, 국가철도망 신규노선 반영 등을 통해 수도권 주요 지점과의 접근성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GTX-D 개통이 현실화되면 이천은 강남·판교·동탄 등 주요 경제·업무권과 30분대 연결이 가능해진다.도시철도는 생활권 구조를 10분대로 압축해 시민 이동 편의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동서·남북을 관통하는 도로체계 정비, 산업단지 접근로 개선, 광역버스 노선 확대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된다. 김 시장은 교통망을 단순 이동수단이 아니라 미래 도시구조의 뼈대로 보고 있다.

그는 "이천의 교통계획은 단순한 편의 개선이 아니라 산업·주거·교육·문화가 연결된 하나의 체계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균형발전 우선…원도심 재생 적극 추진


이천시 전경. 이천시 제공이천시 전경. 이천시 제공김 시장은 신도시 확장과 함께 원도심 재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신도시 중심 개발로 원도심이 쇠퇴했던 과거 수도권 도시들의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신둔·관고·중리 일대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오래된 생활시설을 새롭게 재구조화하고, 청년층이 유입될 수 있는 생활·문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분수대오거리 미디어파사드는 그 대표 사례다. 노후된 도심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콘텐츠와 결합해 시민이 다시 모이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설봉공원 리모델링도 원도심 접근성 강화를 위한 사업이었다. 공원과 주변 문화시설이 연결되면서 원도심이 새로운 생활·문화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김 시장은 "신도시와 원도심이 균형을 이뤄야 도시가 건강하다"며 "한쪽이 죽으면 도시 전체가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에게 더 좋은 도시 남기는 것이 내가 할 일"


이천이책 난생처음도서관 종이비행기 대회에서 김경희 이천시장(가운데)이 참가자들과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이천시 제공이천이책 난생처음도서관 종이비행기 대회에서 김경희 이천시장(가운데)이 참가자들과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이천시 제공김 시장은 이천의 미래 도시상을 첨단산업·도시환경·교육·교통이 결합된 장기 지속형 도시 모델로 정의한다.

그는 "이천은 반도체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도시환경과 교통, 산업과 삶의 질이 함께 결합해야 한다"며 "2070년의 이천은 첨단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함께 살아 숨쉬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멀어 보이는 미래일지라도, 오늘의 작은 한 걸음이 내일의 큰 변화를 만든다"며"시민 한 분 한 분의 참여가 모여 이천이 대한민국의 대표 행복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올해 일흔 살이다. 50년 뒤인 2070년, 자신이 그 시간을 함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도 담담히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먼 미래를 그리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김 시장은 "저는 2070년의 이천을 보지 못할지 모르지만 시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천 곳곳을 걷고 있다"며 "그들에게 더 좋은 도시를 남기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