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개항이 애초 계획보다 5년가량 늦춰진 2035년 이뤄질 전망이다.
최초 공사를 맡기로 했던 건설사의 돌발 이탈과 국토교통부의 허술한 대응이 애초 2029년을 목표로 했던 적기 개항 시점을 한참 뒤로 미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연내 재입찰 공고…공사기간 84→106개월로 연장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을 공고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부지조성공사는 설계와 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입찰 기준 공사 기간은 106개월로 산정됐다. 지난해 5월 최초 입찰 공고 당시 72개월보다 34개월, 같은 해 7월 변경된 84개월보다는 22개월이 늘어난 결과다.
입찰기준보다 연장된 기본설계안을 제출해 국토부와 마찰을 빚은 끝에 지난 5월 사업에서 이탈한 현대건설의 108개월보다는 2개월 단축된 기간이다.
공사금액은 최초 입찰 공고 때보다 2천억 원이 증가한 10조 7천억 원 규모로 산정됐는데, 국토부는 물가상승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공사기간 연장은 연약지반 안정화 위한 기간 반영"
지난 입찰 공고 때보다 공사기간을 22개월 연장한 이유에 대해 국토부는 연약지반 안정화를 위한 기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가덕도신공항 예정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연약지반은 현장 조건과 시공 방법에 따라 안정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다수의 전문가 검토를 거쳐 입찰 단계에서는 안정화 기간을 충분히 부여했다는 것이다.
또, 공사용 도로 개설 등 기존에 계획된 공정에서도 사전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공사기간을 적정수준으로 보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상공사에 필요한 주요 장비의 제작·일정이 다소 길어질 수 있는 여건을 고려해 준비 절차에 필요한 기간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연약지반 안정화 과정에서 지반 계측을 수시로 시행하고, 안정화가 조기에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되면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공항 안전을 중점 고려해 공기를 설정했다"며 "전문가와 업체,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 착공…2035년 개항 목표
국토부는 연내 입찰공고를 한 뒤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우선시공분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조감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제공행정 절차와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2035년 가덕도신공항을 개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초 적기 개항 시점으로 잡았던 2029년 말보다는 5년가량 늦춰진 것이다.
국토부는 개항과 동시에 공항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도로와 철도 등 공항 인프라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 40여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거버넌스를 본격 가동해 지역 발전과 연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지연 주원인은 건설사의 이탈…유사한 이유로 공기 연장하면서 국토부도 체면 구겨
가덕도신공항 개항이 5년이나 늦춰진 것과 관련해 국토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지역 내 비판 여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주간사인 현대건설은 입찰 기준인 84개월보다 24개월 늘어난 108개월 공사기간을 담은 기본설계안을 제출했다.
가덕도신공항 예정부지. 부산시 제공 당시 현대건설은 공사기간 연장이 부등침하 방지를 위한 과재성토 방치 기간, 즉 연약지반을 안정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국토부와 현대건설은 갈등을 빚었고, 현대건설이 사업에서 이탈하면서 (수의)계약일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1년가량 사업이 멈춰버렸다.
현대건설의 입찰기준 위반과 사업 이탈이 사업 지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국토부가 현대건설이 제시했던 것과 사실상 같은 사유로 공사기간을 연장한 재입찰 조건을 내놓으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